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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은 6월 한달동안 4경기에서 1승3패를 기록했다. 4일 롯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올시즌 첫 전구단 상대 승리투수가 됐지만, 9일 한화전 이후 3연패에 빠졌다. 14일과 19일에는 5회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팀 순위 역시 에이스의 부진과 함께 2위에서 4위까지 추락했다.
13일 만에 등판, 금세 찾은 밸런스
하지만 이 기분은 오래가지 않았다. 2회 들어 양의지와 이원석과의 승부가 길어지면서 점점 감을 찾기 시작했다. 두 타자에게 총 17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 밸런스를 되찾은 박현준은 150㎞에 육박하는 직구와 스트라이크존 앞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1회 이후 피안타는 5회 고영민에게 맞은 내야안타가 전부였다. 박현준은 이에 대해 "공을 계속 던지다보니 투구 밸런스가 좋아졌다. 4회 정도부터는 포크볼 제구도 마음 먹은대로 잘 됐다"고 답했다.
9회에도 자신 있게 "제가 던지겠습니다."
LG는 답답한 득점력을 보이며 두산에게 2-3으로 끌려갔지만, 박현준은 마운드에서 내려가지 않았다. 오히려 던지면 던질 수록 힘이 났다. 8회말 조인성의 동점 3루타가 터지면서 연패 탈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8회까지 투구수는 121개.
박현준은 9회에도 어김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포크볼로 선두타자 최준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자, 최계훈 투수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왔다. 박현준은 당시 상황에 대해 "원래 거기까지(최준석 타석) 던지기로 되어있었다. 그런데 최 코치님이 '자신 있으면 계속 던져라'라고 하시길래 던지겠다고 말했다"며 "투구수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개인 최다 투구수인 줄도 몰랐다"고 했다.
다음 타자 이성열 역시 5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정확히 130구째, 바깥쪽으로 빠지는 147㎞의 직구였다. 여전히 그의 어깨는 가벼워 보였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