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양승호 감독 "고원준, 정신 차려라" 독설, 왜?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06-16 13:12


SK와 롯데의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2사 1루 SK 최경철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롯데 고원준이 땀을 닦아내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고원준, 정신 차려야 한다."

롯데 양승호 감독이 투수 고원준을 향해 독설을 내뱉었다. 평소 사람좋기로 소문난 양 감독이지만 이날 만큼은 다른 모습이었다. 아끼는 제자의 부진에 아낌없는 쓴소리를 한 것이다.

15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만난 양 감독은 전날 경기에 선발등판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고원준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양 감독은 "우리팀의 입장에서 볼 때 고원준은 없어서는 안될 선발요원이다. 하지만 리그에서 손꼽힐 만한 선발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하며 "투수력이 좋은 SK나 KIA에 가면 선발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겠나. 잘해야 3, 4선발 수준"이라는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무슨 이유에서 이런 질책을 한 것일까. 양 감독의 생각은 이렇다. 현재 롯데에는 투수진의 경쟁 체제가 사라진지 오래다. 당장 선발진만 해도 5선발 자리가 비어있다. 불펜 역시 눈에 띄게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없다. 때문에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나태해질 수 있는 시기가 왔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 롯데는 선발 중심의 야구를 펼치는 팀이다. 불펜이 약하기 때문에 타선이 터져주고 선발이 최대한 길게 막아줘야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선발이 무너지면 롯데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고원준 뿐 아니라 모든 선발투수들에게 심을 의도도 있었다.

하지만 양 감독은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양 감독은 "고원준은 국내 최고의 투수가 될 자질을 갖고 있다. 때문에 지금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기량을 더욱 갈고 닦아야 한다. 그게 감독으로서의 바람"이라고 했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