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쉽게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하지만 값진 투구였다. 진명호를 통해 한줄기 빛을 찾은 양승호 감독이었다.
문제는 제구력이었다. 지난해 로이스터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3경기에 등판했으나 2패라는 초라한 성적만을 남기고 다시 2군행을 통보받았다. 구위가 아무리 좋아도 제구가 안되니 실전에 등판시킬 수 없던 것이다.
때문에 진명호는 칼을 갈았다. 올시즌을 앞두고 이어진 호주교육리그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투구폼을 수정했다. 세트포지션에서 몸을 조금 웅크린 자세를 취한 채로 공을 던질 때 오른팔의 각을 최대한 작게 만들려 노력했다. 150km대의 강속구가 140km대 중반으로 떨어졌지만 제구가 한층 안정될 수 있었던 이유다.
본인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진명호는 "감독님께서 자신있게 던지라는 기사(15일 스포츠조선 보도)를 보고 힘을 얻었다. 감독님 말씀대로 내 공을 믿고 가운데만 보고 던졌는데 결과가 괜찮았던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승부욕도 드러냈다. 진명호는 "패전투수로 기록된 것은 중요하지 않다. 단지 정상호에게 결승타를 허용할 때 던진 공 한 개가 너무 아쉽다"며 "다음 등판에서는 단 한 개의 실투도 나오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