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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in 방콕] 감독의 헛웃음, 통역의 항의, 발끈했던 북한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1-1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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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우리 북한 아닙니다."

북한 축구는 마지막에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북한 U-23 축구 대표팀은 1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AFC U-23 챔피언십 D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베트남전에서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 경기는 8강 진출 여부가 걸려있는 베트남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북한은 앞선 경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끝에 2패에 그쳤다. 베트남이 쉽게 이길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북한은 선제골을 허용한 후에도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끝까지 집중력 있게 발휘했다. 그리고 결국 후반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 골로 역전까지 성공했다. 승점 3점을 따며 베트남을 누르고 조 3위를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북한 대표팀 리유일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보통 북한 지도자들이 단답식 표현을 하거나,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북한의 용어를 쓰고는 하지만 리 감독은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도 비교적 자세한 답을 해주고, 스포츠맨십을 강조하는 등 전에 봤던 북한 지도자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상대를 존중하는 겸손의 자세도 있었다.

특히, 한국의 한 기자가 "리유일 감독의 리더십에 대해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하자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막판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한 기자가 2패 후 1승을 거둔 의미에 대해 질문을 하며 북한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질문을 듣던 리 감독은 갑자기 헛웃음을 지었다. 불편한 표정이었다. 질문 내용이 전혀 나쁘지 않았기에 이해하기 힘든 반응이었다.

여기에 통역을 하던 북한 관계자가 폭발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북한이 아니다. 조선이라고 해달라. 조선으로 다시 질문해달라"고 말했다. 태도가 매우 공격적이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으나, 질문을 했던 기자가 침착함을 잃지 않고, 다시 조선을 넣어 질문했다. 리 감독도 정상적으로 답변을 했다.


방콕(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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