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헬스가이드- 탁구]남녀노소 누구나 핑퐁~ 치매예방에 근지구력 강화까지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04-19 11:19





올해엔 국내외에서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가 많이 열린다. 역대 최고의 대회로 찬사 받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러시아 월드컵과 인도네시아(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이 이어진다.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마음만은 프로 못지않은 아마추어 동호인들도 축구, 야구, 테니스 등 생활체육의 문을 열고 있다. 다양한 생활체육에 대해 종목별로 어떤 점이 도움이 되고, 어떤 부상이 우려되는지, 부상 없이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알아본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일반적으로 '탁구'하면 '현정화'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개최한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거둔 금메달의 감격이 그만큼 강렬하기 때문이다. 탁구에서 연상되는 또 한 가지는 '핑퐁 외교'다. 최근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과 북, 북과 미의 관계가 전쟁직전에서 문화교류로 급진전 됐듯이 탁구는 당시 미-중 수교의 물꼬를 튼 스포츠 외교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테이블 테니스', '핑퐁' 등으로 불리는 탁구는 실내에서 하는 운동이기 날씨에 관계없이 좁은 공간에서도 즐길 수 있는 국민생활스포츠다.


올림픽 포스터 중.
◇만능 전신스포츠… 치매예방 효과도

탁구는 라켓과 공만 있으면 좁은 공간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운동효능도 탁월한 전신운동이다. 온 몸의 근력을 고르게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매예방과 민첩성과 순발력 강화, 동체시력 유지 등에 뛰어나다.

온 몸을 균형 있게 사용해야 하는 유산소 운동이다. 탁구의 기본자세는 가볍게 앉은 스쿼트 자세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스쿼트 자세는 하체 근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정구황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공을 넘기고 난 다음에도 재빨리 원래 위치로 돌아와야 다음 공을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운동량도 상당해 다이어트와 기초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특히 강력한 스윙을 위한 허리 회전 동작들은 복근에도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가게 만들면서 복부 운동의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탁구 경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작은 공에 어떤 스핀을 걸어서 공을 넘길 것인지가 중요하다. 탁구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스핀에는 무회전, 횡회전, 상하회전, 복합회전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목동힘찬병원 변우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탁구공이 상대방에게 도달하는 시간은 0.2초에 불과하다"며 "눈으로 보는 것보다 감각적으로 두뇌싸움을 통해 경기를 진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같은 과정들이 반복되면서 치매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몸무게 70kg의 성인이 10분간 에어로빅을 할 때 59kcal를 소모하지만, 몸무게 70kg의 성인이 10분간 탁구를 경우 70kcal를 소모할 수 있을 만큼 고강도 유산소 운동으로 심폐지구력을 길러주는 스포츠"라고 말했다.

특히, 빠르게 날아오는 작은 공을 쳐야하기 때문에 순발력이나 판단력 향상에도 좋고, 반복적인 스윙동작을 통한 근지구력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여자 탁구 국가대표 서효원 선수.
◇작지만 강한 운동… 부상 위험도 높아

탁구는 동작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운동량이 많아 체력 단련에 좋고, 탁구대 위로 공을 주고받는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운동인 만큼 남녀노소 불문하고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상체를 구부린 채 온몸을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하면 관절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4Cm 크기의 작은 탁구공이 날아오는 속도는 평균적으로 120Km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공식적으로 기록된 탁구공의 최대 속도는 250Km로 테니스 서브(246Km)보다 더 빠르다. 작은 공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순발력과 집중력은 물론 쉴 새 없이 스텝을 밟아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상을 입기 쉽다.

스포츠안전재단의 '2015 스포츠안전사고 실태조사'에 따르면 탁구를 즐기는 사람들 중 약 20%가 심한 부상부터 경미한 부상까지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손목'(31.6%)과 '어깨'(23.2%)부위를 다치는 경우가 많았고, '통증'(41.0%)과 '염좌'(35.5%)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좁은 공간에서 갑작스럽게 체중을 이동한다거나 자세를 변경할 때 자칫 손목과 발목을 삐끗할 수 있다. 주로 인대에 염증이 생기는 '염좌'인 경우가 많지만 심한 경우에는 인대 파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밖에도 무리한 스매싱 동작도 어깨의 힘줄이 떨어져 나가는 '회전근개파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특히 어깨나 무릎에 퇴행화가 진행된 노년층은 부상에 같히 주의해야 한다.

스포츠안전사고 실태조사에서는 부상자의 절반 이상(58.4%)은 '주관적 판단 후 자가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5명 중 1명(21.3%)은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서 판단하기 보다는 부상을 입었을 때 병원을 찾아 진단받고 임하는 것이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테이블 위의 테니스, 손목·어깨 통증

초보자의 경우 힘의 컨트롤이 어렵고 손목 근육이 부족해 손목이 자주 꺾이면서 인대가 늘어날 수 있다. 스윙 시 다리와 상체 근육을 이용하지 않고 팔로만 하면 손목은 물론 팔꿈치까지 무리가 가게 된다. 이런 손목통증의 경우 '삼각섬유연골복합체' 손상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삼각섬유연골복합체는 손목관절 척측(새끼손가락 방향)의 연골 및 인대 구조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부위는 손목 운동 시 부하되는 무게 또는 힘을 전달하고 완충작용을 해서 손목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부위에 과도한 하중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서 손상이 발생하게 된다.

빠르게 움직이는 공을 따라 팔을 올리고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다보면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잦다. 대표적인 어깨통증 질환인 '석회성 건염'은 회전근개라는 어깨 주변 근육의 힘줄에 석회성 물질이 쌓이면서 염증이 생겨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어깨 사용 빈도가 높은 운동을 무리하게 하는 사람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다.

박지완 강북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석회의 크기, 위치 등은 엑스레이 검사로 알 수 있지만 어깨 힘줄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초음파와 MRI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며 "석회가 작을 경우에는 석회를 제거하지 않고 염증치료만 해도 좋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사, 약물 등의 약물치료와 핫팩, 초음파, 전기자극 등을 이용한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시술 등을 통해 치료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석회성 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후에 적절한 스트레칭을 하고, 아령 운동 등으로 평소 어깨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런던 패럴림픽 탁구 경기 모습.
◇팔꿈치 통증… 테니스엘보일 가능성 높아

탁구는 빠르게 움직이는 공을 따라 팔을 많이 이용하는 운동으로 팔과 팔꿈치쪽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많은 선수들이 겪는 부상이 테니스엘보다. 테니스엘보의 정식명칭은 '상완골외상괴염'으로 팔꿈치 부위에 염증이 발생해 움직일 때 통증이 오는 증상이다.

바깥 팔꿈치 뼈가 접히는 부분 및 1~2cm 지점을 누르면 통증이 심하거나 팔꿈치 바깥 부위에 통증과 저린 느낌이 들면 테니스엘보일 가능성이 높다. 한쪽 팔만 주로 사용하는 탁구에서는 잘못된 스윙을 반복적으로 하다가 테니스엘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원영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팔꿈치에 불편감이 있으면 통증 부위에 냉찜질을 해주고 얼마 동안 운동을 중단해 근육을 쉬게 해주는 것이 좋다"며 "하지만, 이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손을 쥐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테니스엘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기술을 구사하고, 과도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벼운 아령 등을 이용해 팔꿈치 근육을 강화시키거나 운동 시 보호대를 착용하고, 운동 전 팔꿈치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잣은 순간적인 움직임에 무릎 부상도

탁구는 좌우 변화가 굉장히 빠른 스포츠로, 순간적인 움직임에서 무릎에 과도한 긴장감을 유발하며 이런 과정에서 무릎에 부상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드라이브와 스매싱 등의 동작 시 급격한 방향전환을 하게 되는데, 이때 발이 땅에 붙은 자세에서 몸통의 회전이 일어나게 되면 무릎에 과도한 긴장을 유발한다.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무릎 손상이 '십자인대 파열'이다.

전방십자인대는 무릎의 앞쪽 움직임에 대한 일차적인 안정구조물로 비틀림이나 인대의 힘을 초과하는 젖힘 때문에 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 부분파열도 있지만 비접촉 손상에 의해 완전 파열이 되는 경우도 많다.

후방십자인대는 정강뼈가 넙다리뼈에 대해 뒤쪽으로 움직여지지 않도록 버티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안쪽 넙다리뼈 관절 융기 사이에서 시작해 사선 방향을 주행하며 정강뼈의 뒤쪽에 붙어 있는 것이다. 무릎 인대 중 가장 튼튼하지만 단독 손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정구황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탁구 경기 중 속도감 있게 이동하다보면 무릎 부상에 노출될 수 있다"며 "심하면 무릎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으로 인해 무릎이 뒤틀리거나 전후좌우로 꺾이면서 십자인대 손상 또는 무릎 관절 내측과 외측에 위치한 반월상 연골이 파열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정화 전 국가대표 탁구 선수.
◇부상 방지 해법은 올바른 자세와 스트레칭

이외에도 발목 염좌와 허리 요통 등의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발목 염좌 시에는 회복 될 때까지 휴식 및 안정을 취하고, 다친 부위를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얼음주머니를 대고 20분간 냉찜질을 하고, 부기가 가라앉은 다음에는 온찜질을 해주면 좋다. 허리에 요통이 발생했을 때 허리를 구부리거나 돌리거나 비틀게 되면 디스크에 전달되는 압력이 가만히 누워 있을 때보다 9배까지 높아진다.

초기 요통은 충분한 휴식과 파스나 찜질 등을 하면 통증이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심해지거나 2~3주 이상 통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만성적인 허리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서둘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박진규 부평힘찬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평소 요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허리근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세운 뒤 팔로 땅을 지탱하면서 엉덩이와 허리를 들어주는 동작이 허리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박 원장은 허리를 좌우, 앞뒤로 돌려주는 스트레칭을 통해 허리의 유연성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보자의 경우는 무엇보다 자세가 중요하다. 제대로 자세를 잡지 않아 부상이 발생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초보자나 중급자 모두에게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경기 전후의 충분한 스트레칭이다.

목 어깨, 팔, 손, 허리, 무릎, 다리, 발목 등의 순으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부위별로 꼼꼼히 풀어주며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발목근력과 민첩성을 키우기 위해 하체를 민첩하게 움직이는 연습을 하는 것도 부상의 위험을 피하는데 도움을 준다.

최근 탁구역시 생활체육으로 각광 받으며 많은 동호회가 활동 중이다. 이와 함께 탁구 전용 신발을 찾는 이들도 많다. 탁구는 움직임이 전부 스텝이기 때문에 밑창 두께가 얇고, 앞굽이 넓고 얇으며, 뒷굽은 매우 좁게 디자인됐다. 좌우 움직임 위주인 탁구 전용신발을 신는 게 바른 탁구를 도와주지만 마룻바닥이 아닌 콘크리트 등 딱딱한 바닥에서 칠 경우 밑창이 두꺼운 신발을 신는 것이 무릎관절 부상방지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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