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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엉덩이는 되고 현아 엉덩이는 안되나?' 선정성 논란, 뭐가 문제인가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1-08-05 11:22 | 최종수정 2011-08-05 18:09


현아 '엉덩이춤'. 사진=스포츠조선DB

카라 '엉덩이춤'. 사진=스포츠조선DB

'카라 엉덩이는 되고 현아 엉덩이는 안 되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가 최근 가수 현아의 '버블팝'에 대해 선정성을 지적한 가운데 가요 관계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현아의 안무 중 일부가 청소년이 보기에 선정적이라는 의견을 밝혔고, 이에 현아 측은 안무 수정 불가와 함께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문제는 현아 사태가 섹시를 컨셉트로 하는 걸그룹과 여자 솔로 가수들이라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선정성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각 소속사 입장에서는 답답할 뿐이다.

현아 안무, 도대체 어떻기에?

방통심의위 측은 "현아의 '버블팝' 안무 중 골반을 흔드는 춤과 남성 댄서와 함께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선정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방통심의위가 각 지상파 방송사에 보낸 공문에서는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 공문을 본 한 가요 관계자는 "문서에는 현아가 골반을 심하게 흔들며 안쪽 발목에서 허벅지까지 쓸어올리는 동작이 선정적이라고 적혀 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가요 관계자들은 현아 측이 억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선정성이라는 게 기준이 없다. 현아의 골반춤이 문제라면 카라 엉덩이 춤은 왜 가만히 두는가"라며 "서운하지만 어쩌겠느냐"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선정성 기준, 심의 시기 모두 문제다


방통심의위의 이번 지적은 앞서 논란이 됐던 여성가족부의 청소년유해 음반 심의와 같이 그 기준과 시기성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선 선정성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 가요 관계자들은 "가수마다 비슷한 동작을 소화하고 비슷한 노출 수준의 의상을 입어도 선정성 심의 결과는 크게 갈리고 있다. 결국 알아서 기준을 맞추라는 것인데 그게 쉽지 않다"며 "그러다보니 다른 가수가 선정성 심의의 걸리면 더욱 조심을 하는 수밖에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심의 시기도 과연 효력이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현아의 '버블팜' 무대가 처음 공개된 것은 지난 7월 7일이었고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나서야 선정성 심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현아 측이 선정성 논란이 일자 바로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한 데에는 이미 후속곡 준비가 마무리 단계였던 것도 한 몫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청소년유해 음반 심의 역시 지난 1996년 음반 사전심의제가 폐지된 이후 사후 심의를 하며 뒷북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다른 가수들도 비상

현아 사태로 컴백을 앞둔 다른 여가수들 역시 비상에 걸렸다. 이미 의상이며 안무, 컨셉트까지 확정짓고 컴백 날짜만을 기다리고 있던 몇몇 가수들은 혹시라도 이번 사태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 작가와 PD들도 볼때마다 계속 '의상 신경 써 주세요'라는 말만 반복한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수들로서는 표현에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옷을 입히고 싶은대로 못입힌다. 안무 역시 선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동작은 수정을 하거나 빼야할 위기"라며 "결국 노래에 맞는 최고를 보여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K-POP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시장에서 까지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선정성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강태규 문화평론가는 "K-POP이 세계 음악 시장을 향해 나아가는 상황에서 국내 정서나 전통적 관습에 얽매여 선정성의 기준을 잡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제는 세계 음악 시장을 움직이는 주류들과 비교를 해야 할 시기다"라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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