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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가장 중요한 것은 팀을 하나로 만드는 일이다"
올 겨울 이적이 예상됐던 감독들 중 윤 감독은 가장 '뜨거웠던' 인물이었다. 지난 2024시즌 강원의 감독으로서 K리그1 준우승을 이끌었다. K리그1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되는 영광까지 누렸다. 강원을 떠나며 자유계약 신분이 됐고, 인천 외에도 중국, 일본 등 여러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심찬구 임시 대표의 열띤 설득 끝에 2부리그 팀인 인천을 택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인천은 구단 역사상 첫 강등이라는 위기에서 윤 감독의 손을 잡았다. 구단 프로젝트를 이끌기에 최선의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윤 감독의 경험을 고려하면 충분히 일리 있는 선택이다. 윤 감독은 감독 경력의 시작이었던 사간 도스에서 이미 승격의 기적을 선보였다. J2(2부리그) 준우승을 차지해 감독 부임 첫 해 만에 구단 역사상 첫 승격으로 승격 DNA를 증명했다. 이전까지 강등 경험이 없는 인천에 승격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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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하지 않겠다는 각오도 확실했다. "1부에서 2부로 떨어지면 선수들이 대충해도 되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기존 선수들 이적도 적지 않다. 잘 감지해야 하고, 어느 팀이든, 만만한 상대는 없다. 1부와 2부의 차이가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얼마만큼 잘해서, 풀어나갈지가 중요하다. 방심은 금물이다. 모든 경기를 최선을 다해야 승격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부담감보다는 발전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지도자 경험 내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며 "인천 팬들이 열정적이고 많은 지지를 해주는 분들이라고 안다. 팬들을 위한 축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고, 승패를 떠나서 꿈과 열정을 줄 수 있는 경기력이 나와야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착실하게 훈련하면 팬들에게 활기찬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신감이 있다. 잘 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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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감독이 꼽은 승격의 열쇠는 바로 '원팀'이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을 하나로 만드는 일이다. 선수와 프런트, 코치진까지 삼위일체가 이뤄져야 승격할 수 있다. 모든 구성원이 결속할 수 있어야 승격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 부분을 강조할 예정이다"라며 "좋은 팀을 지켜보면, 분위기가 좋다. 강원에서도 팀 분위기를 잘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인천은 외부에서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고 느꼈다. 큰 숙제는 분위기를 어떻게 바꾸냐는 것이다. 운동장에서 하나가 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 전술, 경기력도 향상되리라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강점인 소통을 통해 팀을 한 방향으로 이끌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선수단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오니'라는 별명도 있었지만, 이제는 선수들을 많이 이해하려 한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부분도 소통을 통해 변화시키려고 할 예정이다. 수비 축구에서 벗어나, 전방 압박, 간결한 공격 전환, 유동성 있는 공격을 고려하고 있다. 시간이 많지 않지만, 인천 선수들에게 잘 입힌다면, 선수들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유망주 기용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미 강원에서 양민혁을 발굴해 K리그 최고의 영플레이어로 키워낸 장본인이다. 윤 감독은 "아직 양민혁 같은 선수는 찾지 못했다. 하지만 최우진처럼 대표팀까지 다녀온 선수들을 잘 지켜봤다. 박승호도 유망하다고 얘기를 들었다. 아직 같이 축구를 못 해봤지만, 훈련을 시작하면 더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팬들에게도 "인천에 실망을 많이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팬들을 위로하는 것은 내년 1년을 어떻게 싸우냐에 달렸다. 지금 상황에서는 어떻게 빨리 수습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뇌부가 얼른 결정되어야 팀이 잘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부터 시작이지만,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하기 위해서 그런 부분이 시급하다. 내가 잘해서 인천이 혁신이 되고, 변화됐다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 더 노력하겠다는 마음밖에 없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