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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프로 선수에게 있어 FA 이적이란 일생일대의 선택이다. 원소속팀 대비 좋은 대우가 보장되지만, 그 선수가 커리어 동안 쌓아왔던 헤리티지는 모두 무시된다. 오로지 이적 후의 성과만으로 평가받는다.
노진혁 측 관계자는 "미국에서 한달 넘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롯데의 스프링캠프 출발이 1월 24일임을 감안하면, 1월 중순 귀국 후 특별한 휴식 없이 곧바로 전지훈련을 떠나게 된다.
노진혁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특별지명(2라운드 이후 NC 다이노스 5명)으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비교적 뒤늦게 꽃핀 케이스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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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23년 롯데로 전격 이적했다. 중간층과 거포가 부족했던 롯데는 노진혁의 장타력과 더불어 라커룸 리더로서 존재감을 필요로 했다. 4년 50억원이란 파격적인 대우가 그 기대감을 보여준다.
롯데의 노진혁은 언뜻 과묵하면서도 유쾌한 고참이었다. 1~2년차 후배들과도 격의없이 가깝게 지냈다. 그러면서도 필요할 때면 베테랑답게 쓴소리하는 악역을 마다하지 않았다. 성실함과 노력은 누구에게나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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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프로의 자존심은 성적이다. FA 2년차 시즌, 실종된 장타력과 급격히 추락한 성적 앞에 노진혁은 미소를 잃었다.
수비에선 순발력보단 위치 선정과 타구 예측에 강점이 있는 유격수였다. 하지만 타격에서 잃어버린 자신감은 수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결국 김태형 롯데 감독은 시즌 중반 노진혁에게 '유격수 불가' 선언을 내렸다. 6월의 시작과 함께 2군으로 내려간 노진혁은 이후 1루와 3루 수비에 전념했다. 간혹 유격수로 기용되긴 했지만, 임시 방편에 그쳤다. 급기야 8월말 쯤부터는 선발출전도 보기드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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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우승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지만, 2년 연속 외부 FA 없이 자체 FA만 3명(전준우 김원중 구승민) 붙잡는데 그쳤다.
노진혁은 내년 시즌 부활을 신고할 수 있을까. 롯데는 2년 연속 20홈런 타자가 한명도 없을 만큼 홈런이 귀한 팀이다. 마침 내년부터 사직구장 담장도 4.8m로 원상 복구된다. 노진혁의 한방 장타가 돌아온다면 8년만의 가을야구 도전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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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