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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까다로운 두경부암, 조기 발견해야 완치 가능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9-06-20 14:29


뇌 아래부터 가슴 위까지의 얼굴, 목에 생기는 두경부암은 치료가 까다롭고 완치가 어렵기로 유명하다. 먹고, 숨 쉬고, 말하는 기관에 암이 발생하기 때문에 암은 제거하고 정상기관은 최대한 보존해서 치료 후 삶의 질, 미용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두경부암도 조기에만 발견된다면 완치율은 굉장히 높은 암 중 하나다. 두경부암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후두암의 경우도 1기 완치율은 85%를 넘어서고 있다. 특별한 징후 없이 목소리가 변하거나 목의 통증, 입속에 궤양 등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비교적 간단한 코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암 위험성을 확인할 수 있다.

먹고, 숨쉬고, 말하는 기관에 생기는 '두경부암'

두경부암이란 눈·뇌·귀·식도를 제외한 구강·구인두·후두·하인두·비인두·갑상선·침샘 등 두경부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암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영찬 교수는 "환자의 먹고 숨 쉬고 말하는 기능과 밀접히 관련된 기관에 생기는 무서운 암이다"면서 "두경부암의 치료는 질병의 완치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과 미용적인 문제를 함께 해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경부암은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두경부암 환자는 2010년 1만3256명에서 2018년 1만7026명으로 28.4% 증가했다.

구강암·인두암·후두암 등 발생 위치별로 증상도 다양

두경부암에서 가장 흔한 암은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후두에 생기는 후두암이다. 이밖에 입술·혀·잇몸 등에 생기는 구강암, 인두에 생기는 인두암, 침샘암, 비강암 등 매우 다양하다. 증상도 암별로 다양하다. 이영찬 교수는 "두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세심한 주의와 관찰이 필요하다"면서 "환자들이 두경부암의 증상을 가벼운 감기로 생각하고 방치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당부했다. 6주 이상 목소리가 변하거나, 3주 이상 입속의 궤양이 낫지 않는 경우, 구강 점막에 생기는 적백색 반점, 3주 이상 음식을 삼키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코를 통한 내시경 검사로 간단하게 암 병변 확인

두경부암의 치료는 까다롭지만 초기 진단은 실제로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이비인후과에서 간단한 코를 통한내시경으로 두경부암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내시경은 비인두 내시경, 후두 내시경 등이 있으며, 두경부암 의심부위가 발견되면 CT나 MRI, PET-CT 등 영상의학, 핵의학 검사와 세침 흡입 검사, 조직 생검을 통해 최종 진단한다. 최근에는 HPV(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이 주요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어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 또 하인두암의 경우는 식도 침범 여부가 중요하므로 위식도 내시경을 함께 시행한다.

암 제거와 기능 보존까지 고려하는 고난도 수술


두경부암 치료는 종류와 위치, 병기에 따라 수술적치료,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이 있다. 경우에 따라 단독 혹은 병합치료를 시행한다. 종양이 원발부위에 국한되거나 경부림프절 전이가 없는 초기에는 수술적 제거술이나 방사선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질병이 진행되어 원발부위를 침범했거나 경부림프절로의 전이가 있는 경우 기능보존수술 또는 항암방사선 요법이 추천된다. 이 교수는 "두경부 암 수술은 영역의 특성상 중요한 혈관 및 신경이 밀집하여 분포하고 복잡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면서 "고난이도 수술이 많고, 환자의 기능적 측면을 고려한 수술 범위 설정 및 재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구강 로봇수술로 정상기관 보존하면서 암 제거

최근 두경부암은 최소침습적, 기능보존적 수술의 중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 피부절개를 최소화하고 먹고 말하는데 필요한 장기를 최대한 보존해 효과적인 암 치료와 함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것인 경구강 내시경수술과 로봇수술이다. 내시경 수술은 입안으로 수술 현미경이나 내시경을 사용하여 목 안 깊숙한 곳에 위치한 수술 부위를 확대하여 관찰하면서 레이저나 내시경 기구로 병변을 절제한다. 전통적인 개방형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에 비해 치료 기간이 짧고 의료비용이 저렴하다.

두경부암 중 편도나 혀뿌리에 생기는 암은 경구강 로봇수술이 가능하다. 경구강 로봇 수술은 입안으로 로봇의 내시경을 사용하여 목 안 깊숙한 곳에 위치한 수술 부위를 확대하여 관찰하면서 병변을 절제하는 방법이다. 중요한 정상 기관을 보존하고 좁은 공간에서 수술을 하고, 목으로 보이게 되는 흉터를 없애거나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의 내시경 수술의 장점에 더해 추가적으로 로봇 암(Endo whist)이 360도 회전하면서 얻게 되는 술기적 편리함과 동시에 떨림 없이 미세 봉합이 가능하여 현존하는 최고의 최소 침습수술로 알려져 있다.

금주·금연·건강한 성생활이 가장 확실한 예방

두경부암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금연과 금주다. 구강 청결을 유지하고 틀니 등의 구강 내 보철물을 치아와 잇몸에 잘 맞게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예방을 위한 건강한 성생활 유지, 관련 백신 접종도 좋은 방법이다. 이 교수는 "두경부암은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잦은 흡연과 음주를 하는 40-50대 이상의 성인은 적어도 1년에 한번 이비인후과에서 두경부암에 관련된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두경부암 예방수칙

1. 반드시 금연한다.

2. 과도한 음주를 피한다.

3. 안전한 성생활을 한다.

4. 술·담배를 즐겨할 경우, 정기검진을 통해 구강과 인후두를 점검한다.

5. 틀니를 비롯한 구강 관리를 청결히 한다.


이비인후과 이영찬 교수가 내시경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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