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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특명! 윤시윤·류준열, 전작의 굴레를 벗어라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6-05-18 15:30 | 최종수정 2016-05-18 15:43

윤시윤-류준열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윤시윤과 류준열에게 특명이 부여됐다. 바로 이름 석 자를 알린 전작의 무게, 그리고 굴레를 벗는 것. 두 배우 모두 차기작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시윤

# 윤시윤, '김탁구'를 지워라

2009년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데뷔한 윤시윤은 2010년 KBS2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로 단번에 '대세'가 됐다. '제빵왕 김탁구'에서 주인공 김탁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그는 시청률 50%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국민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제빵왕 김탁구'의 아성이 너무 컸던 탓인지 이후 차기작에서는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무려 5편의 드라마와 2편의 영화를 거쳤지만 모두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연이은 실패를 겪은 윤시윤은 KBS2 '총리와 나'를 끝으로 방송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2014년 4월 28일 해병대에 입대했다. 2년간 충실하게 군 생활을 보낸 그는 올해 1월 27일 제대, 곧바로 JTBC 금토드라마 '마녀보감'(양혁문·노선재 극본, 조현탁·심나연 연출)을 차기작으로 선택하며 본격적인 연기 인생 2막을 열었다. 윤시윤의 차기작 '마녀보감'은 저주로 얼어붙은 심장을 가진 백발마녀가 된 비운의 공주 연희(김새론)와 마음속 성난 불꽃을 감춘 열혈 청춘 허준(윤시윤)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판타지 사극으로 첫 회부터 강렬한 스토리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은 상태다.

윤시윤이 맡은 허준은 된장도 약으로 팔 수 있는 현란한 말솜씨와 예술 분야에 뛰어난 감각을 가졌고 여기에 무예 실력까지 출중한 조선 최고의 완벽남이지만 용천 현감 허윤의 서자 출신이라는 대목이 늘 발목을 붙잡는 인물이다. 서자의 설움을 극복하는 것과 노비 신분인 어머니를 면천시키는 게 허준의 목표. 우연히 산속 깊은 곳에서 숨어 사는 연희를 만나면서 허준의 인생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일단 윤시윤은 2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허준으로 변신한 윤시윤은 첫 등장 당시 여장을 하고 무녀들이 있는 곳을 찾아가 약을 팔며 코믹한 웃음을 전했다. 절친인 동래(최성원)와 브로맨스 역시 잘 버무리며 조화를 이뤘다. 허준의 캐릭터를 가볍게 풀어내며 부담감을 떨친 그는 곧바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 뿜어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귀신이 나타난다는 흑림에 들어가 백호와 사투를 벌이게 된 허준의 모습은 이전과 다른 남자 윤시윤의 변화를 알리는 시발점이었다.

'마녀보감' 제작발표회 당시 윤시윤은 "김탁구는 내게 멋진 모자와 같았다. 한동안 김탁구라는 모자를 쓰고 있었고 그 모자를 벗으니 자국이 꽤 오랫동안 남더라. 혹은 모자를 벗은 내 모습을 몰라보는 분들도 계신다. 이게 윤시윤이라는 배우가 가진 현실이다"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새로운 모자를 찾아 나서고 있고 김탁구만큼 내 머리에 딱 맞는 모자를 썼을 때 자국이 없어질 거로 생각한다. '마녀보감'의 허준이 그 모자 자국을 지울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섣불리 단정 짓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마녀보감'의 윤시윤은 이전과 다른 감이 있다. 이는 KBS2 '1박 2일'로 예능 이미지를 입힌 것도 한몫을 했지만 중요한 건 배우로서 입지다. 다행히 한 회 출연만으로도 확실히 '김탁구' 때의 윤시윤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상황. 앞으로 남은 14회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또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의 뇌리에 기억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류준열

# 류준열, '김정환'을 넘어라


2012년 단편영화 'NOWHERE'를 통해 연기에 첫발을 내디딘 류준열은 2015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단번에 대박을 터트린 행운 스타다. 첫 번째 드라마인 KBS2 '프로듀사'에서는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응답하라 1988'에서는 단번에 주연을 꿰차며 라이징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응답하라 1988'에서 성덕선(혜리)을 짝사랑하는 김정환 역을 맡아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류준열은 '응답하라 1988'이 끝나자마자 드라마는 물론 영화, 광고 등 각종 관계자에게 수많은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많은 이가 류준열의 차기작을 기다렸고 오랜 고심 끝에 MBC 새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최윤교 극본, 김경희 연출)로 행보를 결정지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운빨로맨스'는 운명을 믿고, 미신을 맹신하는 심보늬(황정음)와 수학과 과학에 빠져 사는 공대 출신 게임회사 CEO 제수호(류준열)가 벌이는 로맨틱 코미디. '굿바이 미스터 블랙' 후속으로 오는 2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운빨로맨스'에서 류준열은 IT계 최고의 게임회사 제제 팩토리의 젊은 CEO 제수호 역을 맡았다. 머리 좋고 일 잘하는 천재 CEO이지만 만사가 논리정연하고 냉철한 '냉미남'. 인생의 판단 기준에 있어 마음과 감정이라는 변수가 없었던 그는 운명, 그리고 미신같이 증명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 특히 거부감이 있었지만 미신을 믿는 심보늬를 만나면서 조금씩 사람 냄새를 풍기기 시작하는 캐릭터다.

첫 방송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선 공개된 '운빨로맨스' 예고편에는 류준열 특유의 까칠한 '츤데레' 매력이 가득하다. 망가질수록 사랑스러운 '로코퀸' 황정음과 케미스트리도 예상외로 꽤 어울린다는 평을 받는 중. 로코물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어울림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으며 예비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아직 뚜껑을 열지 않아 이렇다 할 평가는 내릴 수 없지만 '응답하라 1988'의 김정환과 연장 선상의 매력이 다분할 것으로 예고되는 상황. 바로 이런 류준열의 이미지가 기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반대로 우려를 낳고 있기는 요인이기도 하다.

매번 배우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 원하는 시청자가 '응답하라 1988' 김정환과 연장선에 있는 제수호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류준열이 기존에 선보인 매력과 더불어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할 수 있을지에 '운빨로맨스'의 흥행 여부가 달린 셈이다. 무엇보다 류준열이 작품의 힘이 아닌 배우로서의 힘 역시 강하다는 걸 입증해 보이는 중요한 작품이기도 하다. 류준열이 여러 장벽을 잘 넘기며 '응답하라 1988' 이어 '운빨로맨스'까지 2연타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JTBC '마녀보감' MBC '운빨로맨스' 스틸 및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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