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성이 형아, 파이팅!"
하지만 이들은 넥센을 응원하기 위해 잠실 야구장을 찾은 건 맞았다. 특히 그 중에서도 김민성을 응원하는 '형아부대'였다. 이들은 넥센의 훈련 때 김민성을 목놓아 부르며 "공 하나만 쳐주세요"라고 외쳤다. 김민성은 "거기로 파울을 치느니 그냥 하나 던져주는 게 낫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민성과 남양주 유소년야구단은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진 관계다. 2012년부터 김민성이 매년 시즌 종료 후 재능 기부로 원포인트 레슨 등을 해주고 있기 때문. 김민성은 "선배님들과의 인연으로 후배들에게 야구를 가르쳐주고 있다"면서 "어린 후배들을 보면 예전 내 생각도 나고, 개인적으로도 참 즐겁고 보람찬 시간들"이라고 밝혔다.
김민성이 남양주 유소년야구단에서 어린 후배들에게 임시 코치로 재능 기부를 하게된 것은 팀의 감독인 허성규 감독과의 인연 때문이다. 김민성은 허 감독의 초·중학교 후배로 함께 야구를 해왔다. 허 감독이 2년전 김민성에게 '재능 기부'에 대한 운을 띄우자 김민성이 흔쾌히 응한 것이 시작. 이후 김민성은 시즌이 끝나면 남양주를 찾아 아이들의 임시 코치 역할을 해오고 있다.
아이들은 김민성을 '형'이라고 부른다. 김민성이 "나이 차이도 별로 안나는데…"라며 그렇게 부르라고 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이 아이들은 "민성이 형아! 오늘 잘해요~"라며 함성을 지른다. 김민성은 "어린 후배들이 저렇게 열심히 응원하는데, 오늘은 꼭 잘해야겠다"며 굳은 다짐을 했다. 플레이오프부터 이어진 포스트시즌 일정에서 쌓인 피로는 그 응원의 함성에 다 녹아버린 듯 했다.
실제로 김민성은 어린 후배들의 응원 덕분인지 이날 5차전에서 공수에 걸쳐 알찬 활약을 펼쳤다. 6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2회와 7회에 안타 하나씩을 치며 3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넥센 타선에서 이날 나온 유일한 멀티 히트. '형아부대'의 기가 김민성에게 그대로 전달된 덕분이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