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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계열사 리바트, 위장 중소기업'꼼수'로 입찰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3-06-28 17:50 | 최종수정 2013-06-28 17:56


현대백화점그룹(정지선 회장) 계열사인 가구 브랜드 리바트가 위장 중소기업을 이용, 우회적으로 공공 조달시장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들의 판로를 보장하기 위해 일부 품목의 경우 중소기업만 공공 조달시장 입찰이 가능하지만 일부 대기업들이 신분을 위장해 이런 중소기업 몫을 가로채오다 무더기로 적발된 것이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자 간 경쟁입찰에 참여 중인 2만7077개 중소기업 가운데 위장 중소기업 36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리바트가 2년전 대기업으로 분류되면서 설립한 가구업체 (주)쏘피체는 지난해 191억원 규모의 금액을 납품해 위장 중소기업 중 가장 많은 공공 조달시장 납품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세종레미콘이 87억원의 관급물량을 납품했으며, 파주레미콘(66억원), 진성레미콘(33억원) 등도 관급물량을 다량 납품했다.

조사에 따르면 레미콘 업종이 30개 업체로 전체의 83%를 차지했으며 가구 2개, 전산업무 2개, 식육가공품 1개, 발광다이오드(LED)조명 1개 업체가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청은 레미콘 업체가 유독 많은 이유로 2008년 6월 이후 공장을 임차하는 레미콘 업체에도 한국산업규격(KS)을 부여하고 있어 위장 중소기업 설립이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쌍용레미콘이 7개사(19%)로 가장 많은 위장 중소기업을 지배하면서 우회적으로 공공 조달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성신양회(6개사), 동양그룹 및 유진기업(각각 5개사), 삼표그룹(4개사) 순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위장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 지배 유형으로는 대기업의 공장 임대, 중소기업의 지분 확보, 대표 겸임 등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공장 및 토지, 건물, 시설 등을 등의 임차가 31건으로 86%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기업의 중소기업 지분 확보 2건, 대기업 대표가 중소기업 대표를 겸임하면서 지분을 30% 이상 보유한 경우가 2건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은 위장 중소기업으로 확인된 36개 기업 명단을 '공공구매종합 정보망'을 통해 공고하고, 조달청 등 공공기관에 통보해 향후 공공기관이 중기간 경쟁입찰에서 참여를 제한하도록 조치해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매년 공공 조달시장에 진입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위장 중소기업은 즉각적인 퇴출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이근후 전무는 "이번 실태조사는 앞으로 조달시장에 진입하려고 준비중인 대기업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에 따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대한가구연합회 양해채 회장도 "그동안 말로만 상생을 외쳤던 대기업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위장 중소기업이 더 이상 공공조달시장에 발을 걸치지 못하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위장 중소기업은 공공 조달시장에서만 퇴출될 뿐이며, 위장 중소기업을 설립한 모기업은 처벌 받지 않아 이와 관련한 법적 근거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거세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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