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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KB손해보험의 홈구장 이슈는 희대의 전화위복으로 남게 될까.
이로써 KB손해보험은 올시즌 경민대 체육관으로 홈구장을 옮긴 뒤 정규시즌 9승2패를 기록한데 이어 3년만에 올라온 봄배구 무대에서도 1승을 선취, 챔피언결정전을 향한 길을 환하게 밝혔다.
현장을 가득 메운 KB손해보험 팬들은 경기 종료 후에도 깃발을 휘두르며 뜨겁게 카니발을 즐겼다. 반면 대한항공은 현장을 찾은 조원태 구단주 겸 한국배구연맹 총재에게 승리를 선물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순위는 KB손해보험(2위)이 대한항공(3위)보다 앞섰지만, 대한항공은 최근 4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팀이다. 경기전 만난 레오나르도 아폰소 KB손해보험 감독은 "도전자의 자세로 겸손하게 임하겠다. 하지만 자신있다"고 했다.
KB손해보험은 시즌 도중 아폰소 감독 부임 이후 역대급 상승세를 보여주며 봄배구까지 올라섰다. 다만 대한항공이 요스바니-막심에 이어 새롭게 영입한 러셀이 최대 관건이었다. 러셀은 이번 V리그 정규시즌에 단 5세트밖에 뛰지 않았지만, 과거 한국전력과 삼성화재에서 뛴 전력이 있어 분석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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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폰소 감독은 러셀과 비예나보다 강조한 건 '원팀'이었다. 그는 "비예나가 올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준 건 사실이지만, 혼자의 힘이 아니라 팀 전체가 하나되어 이룬 성과다. 좋은 리시브와 세터가 있었고, 나경복과 야쿱이 됫받침해준 덕분"이라고 했다. 타팀과 달리 비예나(1m92) 야쿱(1m80) 모두 단신이지만, 팀과 어우러지는 시너지 효과가 좋은 선수들이다.
반면 대한항공은 평소와 달리 러셀에게 기대를 걸어야하는 상황.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정한용 대신 곽승석-정지석 듀오의 선발 출격을 예고했다. 보다 탄탄한 수비를 짜고, 러셀에게 공격을 맡기겠다는 전략이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뤘던 대한항공으로선 5년만에 맞이한 플레이오프다. 하지만 '챔피언 이전의 대한항공' 때부터 손발을 맞춰온 베테랑들이 많아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부임 이후 처음 플레이오프 무대를 맞이한 틸리카이넨 감독이 관건. 그는 "러셀과 기존 선수들의 호흡도 잘 맞고 이해도도 높다. 러셀은 이미 다양한 나라, 리그, 선수들과 함께 뛰어본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KB손해보험은 황택의 나경복 박상하 차영석 야쿱 비예나, 대한항공은 정지석 김민재 러셀 한선수 김규민 곽승석이 선발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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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에서 상대 범실과 야쿱의 서브에이스, 삼각편대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순식간에 14-7까지 줄달음질쳤다. 대한항공이 러셀을 중심으로 반격하자 박상하 차영석의 중앙 속공으로 다시 허를 찔렀다. 세트를 마무리지은 것도 박상하의 블로킹이었다.
2세트도 KB손해보험이 가져갔다. 이번에도 초반부터 달려나갔다. KB손해보험의 양쪽 날개가 불을 뿜으며 13-8까지 앞서갔다.
대한항공이 전략에 변화를 준 시점이다. 아웃사이드히터에 정한용, 미들블로커에 최준혁을 투입하며 공격력 강화에 나섰고, 20-20, 22-22로 따라붙었다.
KB손해보험은 산전수전 다겪은 박상하의 속공으로 흐름을 끊고, 상대 범실과 비예나의 한방으로 기어코 2세트마저 따냈다.
대한항공은 3세트부터 반격에 나섰다. 정한용-최준혁에 세터마저 한선수 대신 유광우로 바꾼 선택이 주효했다. 완전히 달라진 대한항공은 12-12에서 19-14, 23-17로 차이를 벌리며 세트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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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5로 뒤지던 KB손해보험은 나경복의 서브에이스로 15-15 동점을 만든 뒤 일진일퇴 공방을 펼쳤다. 박상하와 나경복을 앞세워 24-22로 앞섰지만, 다시 상대의 반격에 듀스를 허용했다.
마지막 순간 빛난 건 황택의였다. 27-27에서 패스페인트로 승기를 잡았고, 마지막 러셀의 공격이 벗어나면서 KB손해보험이 플레이오프 첫번째 승자가 됐다.
비예나(23득점)와 나경복(15득점, 서브에이스 2개) 쌍포에 야쿱(11득점)이 뒤를 받쳤다. 대한항공은 러셀(31득점)이 분투했지만 빛이 바랬다.
의정부=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