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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췌장암으로 별세한 레전드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을 추모했다.
현역시절 1m65의 작은 신장에도 불구, 엄청난 점프력과 순발력으로 높게 날아 강력한 스파이크를 시원하게 날리던 조 전 감독은 '나는 작은 새(Flying little bird)'란 애칭으로 불리던 선수.
국세청과 대농(미도파)를 거치며 선수생활을 하던 그는 1977년 국내무대에서 은퇴하고 현대건설에서 코치를 지내다 1979년 이탈리아 안코나에서 2년간 플레잉코치로 활약한 뒤 1981년 선수 생활을 접었다.
은퇴 후 송원여자고등학교 배구팀 코치, 한국비치발리볼연맹 사무국장, 한국배구연맹 경기감독관 등을 역임한 고인은 2010년 GS칼텍스 사령탑을 맡아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조혜정 전 감독은 지난 1981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조창수 전 감독 대행과 결혼해 2녀를 두고 있다. 조윤희, 조윤지 두 딸은 현재 골프 선수, 골프 지도자로 활약하고 있다.
김 감독과 조 전 감독은 이탈리아에서 활약한 공통점이 있다. 김 감독이 이탈리아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운 이가 조 전 감독이었던 것.
조 감독이 별세한 30일 김 감독이 지휘하는 IBK기업은행은 대전에서 정관장과 경기를 해야했고, 김 감독은 대전에서 팀을 지휘했다.
경기전 인터뷰를 한 김 감독은 조 전 감독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여자배구에 한 획을 그으신 분이다"라며 "마지막에 배구에 대한 편지를 남기신 걸 봤다. 그만큼 배구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가지신 분이다"라는 김 감독은 "나와 따로 인연도 많았다.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착찹하고 내일(31일) 빈소를 찾아 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조 전 감독이 퇴원하고 만나기로 했던 사실도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사실 지난 일요일에 만나기로 했었는데 일이 생겨서 만나지 못하고 통화만 했었다"며 "그때 '견뎌야 한다'고 했었는데…. 마음이 무겁다"라고 했다. 어느새 김 감독의 눈이 촉촉하게 젖었고, 잠시 황망한 표정을 짓던 김 감독은 "눈물이 나려고 한다. 이제 경기하러 가야겠다"며 자리를 일어났다.
기업은행은 이날 정관장에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대2로 재역전승을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