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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체력이 있어야 운동을 하지!
V리그 출범 후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은 역대 17차례 열렸는데, 그 중 1차전 승리팀이 9번 우승을 차지했다. 정확히 52.94%의 우승 확률이다.
경기 전 체크포인트는 체력과 경기 감각이었다.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후 12일을 쉬었다. 반대로 흥국생명은 정관장과의 플레이오프를 3차전까지 치렀다. 최근 1주일 새 4경기를 했다. 체력에서는 당연히 현대건설의 우위였다. 하지만 너무 오래 쉬어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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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쉰 탓인지 선수들의 몸이 전체적으로 무거워 보였다.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을 치러본 경험이 많이 없는 것도 악재로 작용한 듯 보였다. 경기 감각도 문제였겠지만, 지나치게 긴장을 한 게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3세트부터 반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2세트를 치르며 긴장이 풀렸는지, 3세트부터 현대건설 선수들의 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모마가 공격 선봉에 섰고 양효진, 위파위, 정지윤 등이 고르게 터지자 흥국생명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체력이 열세인 흥국생명은 3세트 후반 점수차가 그렇게 크지 않은 데도 윌로우 등 주전 선수들을 빼주며 4세트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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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5세트. 초반 현대건설이 밀렸다. 노련한 김연경의 플레이에 흥국생명이 분위기를 가져가는 듯 했다. 흥국생명은 한때 10-6, 4점차까지 앞섰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포기하지 않았다. 모마가 잇따라 불을 뿜으며 흐름이 바뀌었다. 9-12에서 모마의 연속 득점, 그리고 김연경의 범실이 이어지며 12-12 동점이 됐다. 10-12에서 투입된 한미르는 천금 같은 디그에 이어 12-12에서 서브에이스까지 터뜨렸다.
현대건설은 다시 13-14로 벼랑끝에 몰렸지만, 모마가 폭발적인 공격에 이어 서브 에이스까지 따내며 '기적'을 이끈 영웅이 됐다. 흥국생명 윌로우의 마지막 공격이 아웃되며 길었던 승부가 끝났다.
현대건설 승리의 주역은 누가 뭐라해도 모마였다. 혼자 37득점을 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3세트부터 모마가 살아나자 현대건설도 살아났다. 그리고 기적과 같은 역전승이 만들어졌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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