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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수장이 자리를 비워도 현대캐피탈의 블로킹 벽은 높았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사령탑 없이 경기를 치렀다. 최태웅 감독이 지난 OK금융그룹전에서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다 세트 퇴장을 당하면서 자동으로 다음 경기 출장정지를 당했기 때문. 지휘봉은 송병일 수석코치가 대행했고, 최태웅 감독은 관중석 한켠에 자리했다.
경기전 만난 송 코치는 "전광인과 오레올 같은 베테랑들이 많아 걱정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후인정 KB손보 감독은 "상대팀 감독이 없으니 더 부담스럽다. 선수들의 결단력이나 집중력이 달라진다"며 부담과 경계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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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트는 1세트와는 반대 양상이 펼쳐졌다. 오레올과 허수봉을 앞세운 현대캐피탈이 8-5, 19-13으로 앞서갔다. 세트 중반 KB손보 홍상혁에게 맹공을 허용하며 21-19, 24-23까지 맹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오레올을 향한 신뢰가 통했다. 2세트마저 현대캐피탈이 거머쥐는 순간, 관중석의 최태웅 감독이 벌떡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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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은 3세트에도 강렬한 몰아치기를 과시하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수비에 전념하던 전광인이 공격에 갇마하면서 8-6 리드를 잡았고, 허수봉이 잇따라 공격과 블로킹을 터뜨리며 기세를 탔다. 상대 범실까지 묶어 점수차가 순식간에 16-8까지 벌어졌다. 현대캐피탈은 더이상 추격을 허용치 않았다.
오레올과 허수봉이 공격을 이끌었고, 전광인이 안정되게 뒤를 받쳤다. 신인 세터 이현승의 운영에도 여유가 있었다. 반면 KB손보는 1세트 역전패 이후 넘겨준 흐름을 되찾지 못했다. 주전 세터 황택의의 빈 자리가 아쉬웠다.
의정부=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