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가족 빚 갚고픈 마음에 병역비리 가담…배구밖에 몰라" 조재성 공식사과 [SC이슈]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12-28 23:59 | 최종수정 2022-12-29 05:51


OK금융그룹 조재성이 서브를 넣고 있다. 안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12.21/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저는 병역비리 가담자입니다."

배구팬들에게 큰 상처를 안긴 조재성(OK금융그룹)이 첫 속내를 전했다.

조재성은 28일 자신의 SNS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제가 용서받지 못할 너무나 큰 죄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로 시작되는 긴 글을 올렸다.

조재성은 2016~2017시즌 2라운드 1순위로 OK금융그룹에 입단한 원클럽맨이다. 올해 나이 27세.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올시즌 팀의 주전 아포짓으로 활약했다. 주포 레오의 뒤를 받치며 올시즌 공격 종합 6위(194득점, 성공률 52.48%)를 기록중이었다. V리그 올스타전에도 출전 예정이었다. 잘생긴 얼굴로 해외 팬까지 끌어모으던 팀 인기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 병역비리 브로커가 검거되면서 조재성에게도 수사망이 미쳤다. 조재성은 지난 21일 수사당국으로부터 피의자 통보를 받았고, 4일이 지난 25일 석진욱 감독과의 개인 면담을 통해 이를 구단에 알렸다. 이후 선수단에서 제외된 채 칩거중이다.

그는 "그동안 한 시즌만 더, 한 시즌만 더 뛰자는 마음으로 입대를 연기해왔습니다. 학점은행제로 연기할 수 있는 일수가 얼마 남지 않아 당장 입대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포털사이트에 입영 연기에 대해 검색했고, 포털사이트가 인증하는 전문가를 알게돼 군 병무민원 전문상담사와 온라인 상담을 했습니다"라고 브로커를 만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국군국방 전문 행정사라는 사람에게 '집안 형편이 좋지 않으니 1년 입대 연기가 가능한가' 묻자 가능하다며 만나서 이야기를 하자고 했습니다. 아무런 의심 없이 자리에 나갔습니다. 그 행정사는 입대 연기는 물론이고 병역 면제도 가능하다며 바로 계약서를 쓰자고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집에 돌아와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정사에게 연락해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이미 계약서를 썼기 때문에 안 하면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압박했습니다. 그렇게 병역비리라는 돌이킬 수 없는 범죄에 가담하게 됐습니다"고 했다.


조재성은 "몇 년 전 저희 가족이 큰 사기를 당하면서 모아둔 돈 전부를 잃고, 대출까지 받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입대하게 되면 빚이 더 불어날 상황이었습니다. 1년 만이라도 연기해서 빚을 조금이라도 더 갚고 입대하고자하는 마음뿐이었습니다. 못난 마음으로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또 "제가 저지른 어리석고 엄청난 일은 아무리 후회하고 참회해도 용서받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 어떤 말도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 잘 압니다. 오로지 배구밖에 모르고 살다보니 세상 물정에 무지했습니다. 판단력이 흐려져 나쁜 손을 뿌리치지 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이 추운 겨울에도 병역의 의무를 다 하고 있는 분들, 그동안 국가를 위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생해 오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고 사과했다.

그는 "그동안 저를 응원해 주신 배구팬들께도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소속 구단과 선수단에게도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배구연맹과 배구계 관계자들분께도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어떤 말로도 제 잘못이 작아지지 않다는 건 알지만, 죽을 때까지 사죄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 성실하게 검찰 조사를 받고 벌을 받겠습니다. 평생 반성하며 살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날짜와 자신의 이름으로 글을 맺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