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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그리고 '정지석', 올 시즌 미디어데이의 주인공은 대한항공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10-11 14:34


11일 오후 서울 청담리베라호텔에서 2018-2019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우승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각 팀 감독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0.11/

11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 여러모로 스포트라이트는 '디펜딩챔피언' 대한항공을 향했다.

우선, 6개 구단의 '공공의 적'이었다. 올 시즌 V리그의 판도는 3강-3중-1약으로 평가된다. 지난 시즌 우승팀 대한항공, 전광인-파다르-문성민 삼각편대를 보유한 현대캐피탈, 컵대회 우승팀 삼성화재가 한발 앞서있고, KB손해보험, 우리카드, OK저축은행이 중위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갑작스러운 외국인선수 교체와 국내 선수 이탈로 개막 전부터 홍역을 겪은 한국전력이 1약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3강 중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팀은 대한항공이었다. 지난 시즌 V리그 출범 후 첫번째로 우승 트로피를 든 대한항공은 올 시즌 가장 탄탄한 전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타 팀과 달리 변화가 거의 없다. 가스파리니마저 다시 품은데다, 자유계약선수(FA) 이탈도 없었다. 여기에 약점으로 평가받은 센터진에 국가대표 김규민이 합류했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다른 6개 팀들은 경계의 목소리를 보냈다.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확률이 가장 높은 팀으로 대한항공을 지목했다.

현대캐피탈에서 새 출발 하는 전광인은 "우리가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를 것 같다. 대한항공에는 좋은 선수가 많다. 탄탄한 전력을 지닌 대한항공과 챔프전에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대한항공에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무릎을 꿇었다. 삼성화재의 캡틴 박철우도 "객관적인 전력은 대한항공이 가장 좋다. 결승에서 붙어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전력에 새둥지를 틀은 세터 노재욱 역시 "대한항공은 리비스와 서브 등 강점이 많은 팀이다. 챔프전에서 대한항공을 만나면 재밌는 대결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황택의(KB손해보험)는 삼성화재를, 송명근(OK저축은행)과 유광우(우리카드)는 서로를 '챔프전 상대'로 골랐지만, 이들도 "전력이 가장 좋은 팀은 대한항공"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냈다.

대한항공의 정지석은 현대캐피탈을 꼽았다. 정지석은 "새로운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고, 시즌 중반으로 가면 엄청 무서운 팀으로 될 것 같다. 다 큰 공격이 되는 선수들이기에 우리가 신장에서 밀릴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정작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손사레를 쳤다. 박 감독은 "우승하고 충분히 쉬었다. 훈련을 시작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임시방편으로 체력을 키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엄살을 부렸다. 대한항공 다음 가는 전력을 보유했다는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 역시 "비시즌에 선수들이 대표팀에 많이 차출돼 주전 선수들이 손발을 맞출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다. 새로 영입한 전광인도 배구 스타일을 바꿔야 하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히며 "전광인을 영입한 뒤 우리를 '어벤저스'라고 부르시기도 한다. 부담스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11일 오후 서울 청담리베라호텔에서 2018-2019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올시즌 포부를 밝히고 있는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과 정지석.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0.11/
대한항공이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주목을 받은 이유는 또 있다. 정지석 때문이다. 국가대표 레프트인 정지석은 내년에 FA가 된다. 올 여름의 전광인 이상의 가치를 가졌다는 평가다. 벌써부터 러브콜이 쏟아졌다. '우리 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 중 데려오고 싶은 선수는 누구'라는 질문에 3팀(삼성화재, 한국전력, OK저축은행)이나 정지석의 이름을 불렀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정지석을 향해 "FA지?"라고 물은 뒤 "데려오고 싶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철수 감독은 "비시즌 내내 함께한 우리팀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지만, 굳이 한 명을 데려올 수 있다면 정지석이다. 기본기나 공격력이 월등한 선수"라고 말했다. 지난 해 미디어데이부터 정지석에 대한 관심을 보인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우리 단장님이 보고 계실 텐데, 내년에 지석이가 FA다. 그런데 경쟁률이 너무 높아서 포기를 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했다.


많은 감독들이 공개적으로 군침을 흘리는 것을 지켜본 박기원 감독은 "(정지석을 뺏긴다면) 대한항공 문 닫아야 될 것 같다"고 웃은 뒤 "단장님 보고 계시죠?"라며 정지석을 꼭 잡아달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쏟아지는 구애에 어쩔줄 몰라하던 당사자 정지석은 "더 열심히 하라는 말씀인 것 같다. 제일 데려가기 싫은 선수가 될 수도 있으니까 더 열심히 해서 기대 부응하겠다"고 했다.

과연 시즌이 개막한 후에도 대한항공이 미디어데이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할 수 있을지. 2018~2019시즌 V리그는 13일 오후 2시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로 막을 올린다. 이날 경기에서는 신영수의 은퇴식도 열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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