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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구장인' 신영철 감독 "근성·자신감 없으면 뛸 생각 하지마!"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9-13 05:30


제천=김진회 기자

신영철 감독(54)은 '배구 장인'이다. 어느 팀을 가든 자신만의 노하우로 팀과 선수를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선수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드는 것이 진정한 지도자"라는 것이 신 감독의 지론이다.

신 감독은 명세터 출신답게 대한항공에서 한선수를 '국보급 세터'로 성장시켰다. 한국전력에선 전광인을 국내 정상급 레프트 공격수로 만들었다. 구단의 지원이 부족할 때는 사비를 털어 팀 내 주포의 재활을 돕기도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또 외국인 공격수에 밀린 서재덕을 포지션 변경으로 희소성 있는 레프트로 변신시켰다.

신 감독이 1년 만에 '야인'에서 '프로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지난 4월부터 우리카드 지휘봉을 잡았다. 명조련사 신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선수는 잠재력이 풍부한 두 명의 레프트다. 나경복(24)과 한성정(22)이다. 12일 제천체육관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가진 신 감독은 "둘을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팀을 떠나 한국배구를 위해서라도 나경복과 한성정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격력은 나름대로 파이팅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수비다.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일본 JT 선수들의 기본기를 잘 보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나경복과 한성정의 성장이 팀에 긍정적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최홍석과 김정환까지 괜찮은 레프트 라인을 갖추고도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 아쉬움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신 감독은 "홍석이도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다. 특히 자신감이 없으면 미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성 있는 선수가 경기를 뛸 것이다. 연습 때는 기다려준다. 그러나 실전에선 기다려줄 수 없다. 프로 세계는 냉정하다. 기회를 잡지 못하면 도태된다"고 했다.

신 감독은 우리카드를 재창단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패배의식에 젖어있더라. 기본기는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훈련을 통해 만들고 있다. 여기에 이기는 방법과 인지능력을 알려주고 있다. 무엇보다 공격적인 배구를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라이아웃에선 운이 따랐다. 추첨 순위가 바뀌어 최대어 아가메즈를 품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아가메즈의 다혈질적인 성격이 팀 분위기를 해치거나 감독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최근 아가메즈가 몸이 좋지 않다고 해서 훈련에서 제외시켰다. 그런데 아가메즈가 화를 내더라. 참고 하겠다고 하는데 왜 빼냐는 것이었다. 미팅을 하자고 하길래 이야기를 나눴다. 그 자리에서 부상 방지와 선수 보호를 위해 뺐다고 설명하니 아가메즈도 이해를 하더라. 다만 아프더라도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나는 선수와 싸울 필요가 없다고 본다. 선수는 배구를 잘하면 되고 나는 그 선수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우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주전 네 명이 바뀌었다. 팀을 재정비하고 리빌딩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신 감독에게는 명확한 이론이 있다. '우리 것만 하면 된다'이다. 기본이 되는 건 '수비'다. 신 감독은 "수비가 돼야 공격이 된다. 훈련밖에 답이 없다. 그리고 선수 본인들이 절실함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제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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