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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장이 아닌 골프장에서 유쾌한 대화가 오갔다.
남자부 감독조에선 '신씨 듀오'가 경계 대상이었다. 누가 실력이 가장 좋으냐는 질문에 박 감독과 김 감독은 "신씨들이 골프를 잘 친다"고 입을 모았다. 박 감독은 "일단 신씨가 돼야 골프를 잘 칠 수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옆에서 "신씨들이 배구도 잘한다"며 거들었다. 선수 시절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 감독과 신진식 감독은 '절친'답게 티격태격했다. 김 감독은 골프채를 살펴보며, "올해 한 번밖에 못쳐서 곰팡이가 생겼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신진식 감독이 "내기를 피하려고 이런 말을 한다"며 핀잔을 줬다. 그러자 김 감독은 "내기해"라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내기 대신 훈훈한 분위기로 대회가 마무리됐다. 남자조 감독들이 행운상 추첨에서 상을 하나씩 받았기 때문. 먼저 박 감독, 신영철 감독, 신진식 감독이 행운상을 가져가자 김 감독은 "트라이아웃 1~3순위 팀들이 상도 다 가져갔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김 감독에게도 끝내 행운상이 주어졌다. 기분 좋은 라운딩이 된 셈이다.
배구 얘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최근 선전하고 있는 여자대표팀 얘기, 그리고 전력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김 감독은 '디펜딩 챔피언'인 박 감독에게 "트레이드 안 하세요?"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박 감독이 "관심 있으면 연락해"라고 답하자, 김 감독은 "눈과 귀가 많아서 따로 연락드리겠다"며 농담으로 받아쳤다.
골프를 치지 않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과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도 깜짝 방문해 인사를 건넸다. 라운딩 전 이 감독이 모습을 드러내자, 동료 감독들은 반갑게 맞아줬다. "같이 골프를 치자"는 제의에 이 감독은 "골프를 전혀 칠 줄 모른다"며 손사래를 쳤다. '캐디 제의'도 쏟아졌다. 어떻게든 함께 하고 싶은 동료 감독들의 마음이었다.
모처럼 감독들은 한자리에 모여 스트레스를 날렸다.
여주=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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