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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우승]⑤'포스트시즌 히어로' 곽승석 미치자 절실함 폭발했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8-03-30 20:31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곽승석(30·대한항공)이 미쳤다. 대한항공이 높은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대한항공이 드디어 해냈다.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5라운드 6전 전승으로 시작된 대한항공의 반전극. 플레이오프를 넘어 현대캐피탈까지 제압, 한국프로배구 최정상에 우뚝 올라섰다. '무결점 레프트' 곽승석이 폭주한 결과물이었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대한항공을 챔피언의 길로 인도한 곽승석의 활약. 그의 모든 몸짓은 '절실함 그 자체'였다. 수비형 레프트 곽승석은 몸을 사리지 않았다. 상대의 손을 떠난 공이 코트에 닿을 법하면 받아 올렸다. 관중석 부근으로 날아가는 공도 그냥 바라보지 않았다. 전력질주로 쫓아갔다. 받아낼 수 있느냐는 다음 문제였다. 일단 뛰었다. 승부를 향한, 챔피언을 위한 곽승석의 투지가 대한항공을 뜨겁게 달궜다.

곽승석의 미친 수비력은 수치로 입증됐다. 곽승석은 세트스코어 3대0 완승을 거뒀던 지난 28일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10번의 디그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리시브 점유율은 24.39%. 웬만한 리베로 저리가라 할 정도였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어쩌다 한 번이 아니다. 포스트시즌 내내 이렇게 받아왔다. 곽승석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빈 틈 없는 수비력으로 끊임없이 대한항공에 반격 기회를 마련했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3대0 승리를 거뒀다. 지난 삼성화재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31.57%, 3차전 63.63%의 리시브 점유율을 기록했던 곽승석이다. 그야말로 '봄배구 최고의 철벽'이다. 이런 곽승석의 모습에 '적장'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곽승석 정지석 리시브 라인은 박삼룡 이재필, 석진욱 신진식 라인을 잇는 최고의 리시브 라인이 아닐까 싶다. 정말 탄탄하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곽승석의 가치는 수비력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과감하게 때려넣는 강서브도 무기다. 곽승석은 삼성화재와의 플레이오프 2, 3차전에서 각각 4, 3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매 경기 서브 득점을 올리고 있다. 곽승석의 서브는 상대 추격 의지를 꺾을 뿐 아니라, 대한항공의 주 득점 루트로서 가치도 지니고 있다. 박 감독은 강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든 뒤 블로킹으로 득점하는 '공격 공식'을 세웠다. 곽승석은 이 공식을 철저히 수행하고 있다. 그의 손을 떠난 호쾌한 서브는 현대캐피탈 리시브를 흔들었다. 당연히 현대캐피탈의 공격 연결은 부실해질 수 밖에 없다. 이 틈을 대한항공은 블로킹으로 잡아내는 것. 대한항공의 블로킹 득점을 살펴보면 곽승석 서브의 숨은 가치를 짐작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9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켰다. 현대캐피탈은 7개. 2차전에서도 대한항공은 5개를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은 3개에 그쳤다. 평균 2개 정도의 블로킹을 대한항공이 더 잡아내고 있다. 2점이지만, 이로 인한 경기 분위기 변화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또, 득점으로 연결된 블로킹 외에 유효 블로킹도 있다. 최 감독의 '곽승석 리시브 라인' 극찬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공수에 걸친 곽승석의 미친 움직임은 대한항공을 더 견고하고 강하게 만들었다. 현대캐피탈은 끝내 이 철옹성을 뚫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최고의 히어로'는 다른 누구도 아닌 곽승석이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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