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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이 밝았다.
대한항공이 승리할 경우 그야말로 새 역사가 쓰이게 된다. 지난 1986년 창단 이후 첫 챔프전 우승이다. '4전5기'다. 역대 다섯 번째 오른 챔프전에서 첫 번째 별을 달게 된다.
반면 현대캐피탈이 승리할 경우 5전3선승제인 챔프전은 2승2패로 다시 팽팽해진다. 2006~2007시즌 이후 11년 만의 통합우승의 꿈을 다시 부풀릴 수 있다. 특히 최종 5차전이 다음달 1일 홈 구장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홈팀 현대캐피탈이 반전의 계기를 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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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동안 6경기를 치르면서 고갈된 체력은 승리로 버텨내고 있다. 채식주의자 가스파리니는 다른 선수들이 '고기'로 영양을 채울 때 '초밥'을 먹으며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한항공 선수들의 눈빛에는 절실함이 묻어난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해놓고도 챔프전 우승을 놓친 아쉬움, 그 동안 네 차례 챔프전 준우승에 머문 데 대한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은 열망이 가득하다. 그렇다고 의욕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다.
구단도 선수단의 편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수단의 이동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신갈 숙소 대신 경기장과 불과 1.5㎞밖에 떨어지지 않은 호텔에 머물도록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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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 후 2연패,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선수들이 부담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규리그 때 보여줬던 예측하지 못한 플레이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은 경기를 즐기기 보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있다는 방증이다. 2차전 패배 이후 선수들과 미팅을 통해 편안함을 강조하려고 했지만 선수들은 대한항공의 기세에 밀려 무기력한 모습을 연출하고 말았다.
해결책은 분명하다. 대한항공의 강서브를 견뎌내야 하고 부상 중인 문성민 신영석의 공격이 터져줘야 한다. 특히 세터 이승원이 알을 깨고 나와야 공격수들도 함께 부활할 수 있다.
결국 대한항공의 '창'을 잘 막아낸 뒤 승부를 마지막까지 몰고가 강한 정신력으로 이겨내야 통합우승의 꿈을 현실화 할 수 있다. '희생'과 '헌신', 벼랑 끝에 몰린 현대캐피탈의 탈출구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