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의 주요 안건은 두 가지였다. 이 중 한 가지는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팀당 두 명씩 뽑자는 것이었다. 이 안건은 최근 부결됐다. 이유는 타당했다. 트라이아웃을 도입한 배경을 다시 주목했다. 바로 유소년시스템 구축이다.
유소년시스템 도입을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면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팀 분배다. 가장 예민한 부분이다. 각 구단들은 기존 성적이 좋은 팀을 자신의 구단 유소년팀으로 삼으려고 할 것이다. 반드시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 추첨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묘수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구단 소속의 유소년팀 수다. 초등학교만 남녀팀을 합쳐 70개가 넘는다. 그런데 한 프로팀에서 한 초등학교만 자신의 클럽 유소년으로 구축할 경우 다른 학원 팀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때문에 국내에 소외되는 유소년 팀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초기 구축 자본이 많이 발생할 경우에는 시행기간을 두는 것도 방법이다. 초등학교만 유소년시스템에 집어넣고, 2년 뒤 중학교, 4년 뒤 고등학교를 포함시키는 방법이다.
또 다른 노력도 필요하다. KOVO가 나서야 한다. 바로 지방 학원 팀들의 인식 전환이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KOVO가 유소년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하면 지방 학교 교장들은 왜 해야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할 것이다. 지방에선 배구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인식 자체가 떨어져 있다. 그것을 개선하는 작업부터 필요한 것이 현실"이라고 귀뜸했다.
유소년시스템, 모두가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하고 싶어하는 구단만이라도 하게 해달라"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태생적 모순으로 KOVO는 형평성을 주장해오고 있다. 그러나 그 도돌이표 같은 논리 속에 배구의 씨앗이 말라가고 있다. 조원태 KOVO 총재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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