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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를 위해서는 조속한 논의가 필요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배구 대표팀 얘기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당시 멤버는 정예요원이 아니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따르는 병역 면제 혜택이 가능한 선수들 위주로 최종엔트리가 구성됐다. 또 부상 선수가 발생하면서 감독들이 구상하는 멤버가 꾸려지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선수들의 의식 문제였다. 태극마크에 대한 자세가 예전 같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시즌만 되면 대표팀에 죽기살기로 들어가려고 애를 쓰지만, 나머지 시즌에는 대표팀 차출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왔다. 비 시즌 기간 동안 대표팀에 발탁돼 쉬지 못하면 힘을 써야 할 V리그에서 부진할 수 있어 연봉 협상에 불리하다는 생각이었다. 프로 선수의 가치는 '돈'이다. 선수들의 이런 볼멘소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둘째,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협의 노력도 아이디어로 떠올랐다. 대표팀에 선수를 많이 차출당하는 팀에는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문체부 지원금 증액과 평가포인트 적용을 협의하자는 내용이다. 구단에서 반색할 만한 아이디어다. 이 부분은 아직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된 내용이 아니다. 구단과 선수들의 공감대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남자배구 발전을 위해선 충분히 제고해볼 만한 내용이다.
협회와 KOVO 사이에는 대표팀 운영에 대한 협의체가 마련돼 있다. 지난해 12월 KOVO 워크숍 때도 두 명의 협회 관계자가 국가대표 운영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훈련비를 지원해달라는 얘기였다. 그러나 당시에도 협회는 KOVO 관계자들의 공감대를 100% 얻어내는데 실패했다. KOVO는 명분과 실효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가대표 운영 주체인 협회가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좀 더 KOVO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스포츠2팀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