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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급 세터' 한선수(32·대한항공)는 올 시즌 초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전력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경기력에 엇박자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주포 가스파리니와의 호흡이었다. 지난 시즌보다 낮고 빠른 토스를 통해 가스파리니를 포함한 공격수들의 스피드를 향상시키려고 했지만 정상적인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한 가스파리니가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가스파리니 퇴출을 결단하지 않은 이상 경기력을 살려내야 했다. 결국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이 칼을 빼 들었다. 원 시스템 복귀를 주문했다. 스피드를 줄이고 토스를 높이는 전략이었다. 가스파리니에게 전달되는 토스에 한정된 얘기였다. 그러나 이것이 한선수에게 혼란을 야기했다. 공격수들의 입맛에 맞는 토스를 배달하기로 유명한 한선수도 두 가지 패턴을 갑자기 한꺼번에 소화하기 쉽지 않았다. '포커페이스'의 일인자 한선수의 얼굴도 구겨질 수밖에 없었다. 주장이기 때문에 코트에서 동료들을 격려하고 밝은 에너지를 전달해줘야 했지만 레프트 김학민과의 호흡마저 불안해지면서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면서 "지금 선수들로 남은 시즌을 버티기 힘들다. 한선수가 마지막 결정타가 돼야 한다"며 "한선수의 문제 뿐만 아니라 현재 팀 내 드러난 문제를 통합해서 한 방에 풀어야 한다"고 전했다.
수면 아래서 잠시 잠영 중인 한선수. 그가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 박 감독의 마지막 카운터 펀치가 될 수 있을까. 대한항공의 올 시즌 농사가 그의 어깨에 걸려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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