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대표, 연봉 퀸, 최고의 세터, 해외 진출.'
여자배구의 살아있는 레전드가 코트를 떠난다. 김사니가 18년간 정든 유니폼을 벗고 배구 해설위원으로 '제2의 인생'을 택했다. 김사니는 18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릴 현대건설과의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홈 경기를 앞두고 공식 은퇴식을 갖는다.
미련이 있을 수 없었다. 김사니는 "여자배구 선수들의 생활이 길어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배구를 할 만큼 했다"며 당차게 말했다. 이어 "잠자리에 들기 전 사진첩에서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면 '아! 진짜 끝이 났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추억을 하게 될 뿐이지 미련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다 털어냈는데 은퇴 행사를 한다고 여기저기서 전화를 받으니 갑자기 뭉클해졌다"며 웃었다.
|
올 시즌 V리그 여자부는 '여성 지도자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6팀 중 2팀을 여성 감독이 이끌고 있다. 지난 3년간 흥국생명을 V리그 명문으로 끌어올린 박미희 감독(54)에다 올 시즌 현대건설을 지휘하게 된 '명세터' 출신 이도희 감독(49)이 프로배구 사상 세 번째 여성 감독이 됐다. 한 시즌 두 명의 여성 사령탑은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다. 이에 대해 김사니는 "두 분 모두 그냥 감독이 되신 것이 아니다. 안팎으로 많이 공부하셨을 것이다. 준비 된 감독님들이다. 나도 해설을 하면서 다시 공부를 하게 되더라"고 설명했다.
김사니는 많은 후배들의 롤모델로 남게 됐다. 그는 후배들에게 프로의식을 강조했다. 김사니는 "기술적인 건 노력을 하면 좋아진다. 다만 운동선수로서 갖춰야 할 것은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여자배구 인기에 비례해 미디어 노출이 많아지면서 얼굴과 몸매를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잘 먹고 웨이트 훈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힘을 길러야 국제대회에서도 외국 선수들과의 파워에서 밀리지 않게 된다"고 당부했다.
코트를 떠났지만 배구 현장의 끈은 놓지 않는다. SBS해설위원으로 활동하게 된 김사니는 "시원시원한 해설을 하고 싶다"면서 "시청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해설을 하기 위해 나도 많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