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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자원 풍년, 큰 그림 그린 현대캐피탈 미래에 투자하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9-25 17:02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 한성정, 이승록 우리카드 단장.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보름여 전 V리그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 때와는 분위기가 정반대였다. 2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 탄식은 없었다. 화기애애함이 감돌았다. 3라운드까지 한 명을 제외하고 20명의 선수가 뽑힌 건 자원 풍년을 입증하는 모습이었다. 취업률도 높았다. 지난 시즌 취업률 56.8%(37명 중 21명)보다 높은 59.5%(42명 중 25명)를 기록했다. "선수를 더 지명하고 싶어도 정원(18명)이 꽉 차 뽑을 수 없었다"던 팀 관계자들의 푸념에서도 2013~2014시즌 드래프트 이후 역대급 자원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전체 1순위의 영예는 홍익대 3학년 한성정(21)이 안았다. 15개의 구슬로 OK저축은행(50개)과 KB손해보험(35개)을 제압하고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얻은 우리카드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 시즌 5위가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건 7팀으로 운영된 2013~2014시즌 드래프트 이후 처음이었다. 한성정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운세를 봤는데 좋은 운세였다. 지금까지 힘들었는데 베풀어줄 은인이 나타난다는 풀이였다. 그래서 약간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있긴 했다"며 웃었다.

대부분의 팀들도 즉시전력감과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들을 뽑았다. OK저축은행은 인하대 2학년 레프트 차지환을 선택했다. 지난 시즌 전체 1순위로 황택이란 '특급 세터'를 뽑았던 KB손보는 또 다시 세터 출신인 남성고 3학년 최익제를 지명했다. 유광우를 우리카드로 보내면서 세터 보강이 절실한 삼성화재는 홍익대 4학년 세터 김형진을 택했다. 최근 끝난 컵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한국전력도 세터를 품었다. 주인공은 인하대 3학년 이호건이었다.

그런데 다른 팀들과 달리 확실한 콘셉트를 잡아 드래프트에 참여한 팀이 있었다. 현대캐피탈이었다. 큰 그림을 그렸다. 문성민 신영석 박주형 송준호 김재휘 최민호 이시우 등 주전급 선수들이 4~5년을 버텨줄 것이라는 믿음을 통해 그 이후 팀을 이끌 수 있는 선수들을 '픽'했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기존 선수들이 향후 4~5년간 제 몫을 해준다고 보고 그 이후를 준비하는 선수들을 뽑았다. 구단에서 준비가 필요한 미래를 위한 투자를 이해해줘서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좋은 자원들이 빨리 드래프트에 참가한 것도 최 감독에게는 행운이었다. 1라운드에서 한양대 4학년 센터 홍민기를 택한 현대캐피탈은 2라운드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지명권을 적극 활용했다. 그래서 뽑힌 선수들이 드래프트 참가자 중 최장신인 명지대 센터 박준혁(20·2m5)과 최연소(1999년 9월)인 성남송림고 레프트 김지한이었다. 박준혁은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의 15년간 미래를 책임질 스타로 떠올랐던 박지수의 오빠다. 농구선수에서 배구선수로 전향한지 3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 성장이 필요한 선수지만 최 감독의 눈은 달랐다. 최 감독은 "박준혁은 내년 시즌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일 선수다. 경기에 투입돼 뛰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1998년생 허수봉과 함께 향후 현대캐피탈의 주축이 될 선수가 될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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