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서 항상 당당하던 '배구여제'도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흘러간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연경(29·중국 상하이)의 한 마디는 파급력이 대단했다. 대한민국배구협회 홈페이지까지 다운시킬 정도였다.
김연경은 지난 7일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이 열릴 필리핀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에서 협회의 답답한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김연경은 "이번에도 엔트리를 못 채워서 간다는 것이 정말로 답답하다. 그랑프리와 아시아선수권까지 20경기가 넘는데 6~7명의 메인 선수만 계속 경기를 뛴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선수들에게 무리가 되고 정작 중요할 때 부상이 찾아올 수 있다. 이번 그랑프리 때도 중요한 결승전에서 힘도 못 써보지 않았느냐. 다른 팀은 16명으로 팀을 꾸려 로테이션을 하는데 우리는 엔트리조차 못 채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수 실명도 거론하면서까지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에는 이재영(흥국생명)이 들어왔어야 했다. 팀에서도 경기를 다 뛰고 훈련까지 소화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번에 빠졌다. 결국 중요한 대회만 뛰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하지만 제제는 없다. 이렇게 하면 고생하는 선수만 고생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김연경의 작심발언 불통은 다른 곳으로 튀었다. 실명이 거론된 이재영을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부랴부랴 흥국생명은 이재영이 올 여름 무릎과 발뒤꿈치 부상을 해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다고 전할 수밖에 없었다. 이재영도 "아직 재활 중이고 배구공을 갖고 훈련한 지 일주일밖에 안 돼 지금 대표팀에 가면 부담만 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쉬이 가시지 않자 김연경이 해명에 나섰다. 김연경은 자신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PPAP 측을 통해 "내 의견은 대표선수의 관리 뿐만 아니라 인재 발굴과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필요성이었다. 이를 설명하는 도중 이재영의 실명이 거론됐다. 그러나 이는 이재영 뿐만 아니라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에게 해당되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보도된 바와는 다르게 향후 기사들은 취지와 크게 벗어나 다른 의미로 해석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실명이 거론된 이재영에 대해 미안함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특히 나와 이재영의 관계에 대한 추측성 기사 및 악성 댓글이 달리고 있다. 실명이 거론돼 상처를 받았을 이재영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더 이상의 추측성 기사 및 악성 댓글은 자제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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