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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 천안=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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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표 스피드배구', 이제 시즌3에 돌입한다.
지난 2년은 센세이션 했다. 감독 데뷔시즌이었던 2015~2016시즌에는 정규리그 18연승과 우승을 차지했다. 2016~2017시즌에는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매 시즌 업그레이드 된 스피드배구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여전히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1)의 어깨를 짓누른다. 17일 충남 천안의 복합베이스캠프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스포츠조선 릴레이인터뷰를 위해 만난 최 감독은 "첫 번째 시즌은 내가 구상한 스피드배구를 맛 봤다면 두 번째 시즌에는 원하는 배구를 응용하는 단계까지 갔다"며 "이젠 세 번째 시즌이다. 라이트에 공격력과 블로킹이 좋은 외국인 선수(바로티)가 왔다. 문성민과 박주형 등 레프트에서 서브 리시브와 수비를 좀 더 단단하게 해주고 연결 플레이를 잘 해준다면 색다른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이어 "또 다시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다. 업템포 3.0보다는 2.0+ 정도 되겠다. 올 시즌에는 좀 더 안정적이고 선수들이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갈 수 있는 조직력을 다지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승 뒤에는 반드시 변화를 줘야 하는 것이 감독들의 숙명이다. 현대캐피탈도 변화의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센터 최민호가 군입대 했고 주포 문성민이 라이트에서 레프트 공격수로 보직 이동했다. 외국인 공격수도 바뀌었고 지난 시즌 우승으로 드래프트에서 즉시전력감을 뽑기는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정상 훈련도 하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선수권과 세계선수권 예선을 치를 대표팀에 6명이나 차출됐다. 최 감독은 "이번에 우승을 했지만 타팀과 비교하면 전력상 떨어질 수 있다. 다른 팀은 보강이 되는데 우리 팀만 누수가 생긴 느낌을 받았다.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역시 최 감독의 배구는 모든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최 감독은 "한 사람 위주로 흘러가는 배구보다는 고루 잘 해줘야 한다. 바로티가 해주면 좋겠지만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선 옆사람이 잘해줘야 한다.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돼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비 시즌이다. 한데 최 감독은 눈 코 뜰새 없이 바쁘다. 팀 훈련 지도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펼쳐진 월드리그를 관전했고 남해에서 펼쳐진 대학배구도 지켜봤다. 또 중고배구대회 현장도 찾아 미래의 유망주 프로필 정리도 해놓았다. 현재와 미래를 위해 이렇게까지 열정을 쏟은 배구 감독은 여지껏 본 적이 없다. 최 감독은 "비 시즌인데 시즌 때보다 더 바쁜 느낌"이라며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선수를 드래프트에서 뽑아야 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고교대회까지 찾는 이유는 그들이 배구선수로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다. 최 감독은 "코치들과 분석관들이 영상을 찍으러 다니고 프로필을 만들고 데이터를 남겨놓는다"며 바쁜 일정을 함께 소화하는 코칭스태프에 고마움을 돌렸다. 그러면서도 씁쓸한 현실에 대해선 개탄을 금하지 못했다. "몸이 힘들어도 배구하는 자원이 풍부하면 그만큼 보상을 받는 느낌이 날텐데 그렇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최 감독은 지난 4월 정태영 현대캐피탈 구단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기존 3년 계약 중 남은 1년을 파기하고 새로 4년 장기계약을 했다. 파격적인 연봉 인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은 "너무 감사한 일이다. 이번에는 또 초고속 카메라를 구입해주신다고 하신다. 더 쉴 수가 없을 것 같다.(웃음) 점점 일이 많아진다. 중요한 건 내가 재미있어서 빠져버린다. 비 시즌인데 시간이 없어서 체력이 떨어질 정도"라며 농을 던졌다.
새 시즌, 두려움보단 설렘과 기대가 앞선다. 최 감독은 "올 시즌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OK저축은행은 당연히 치고 올라올 팀이다. 우리카드도 지난 시즌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여줬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은 여전히 잘 할 것 같다. 한국전력도 드래프트에서 좋은 신인을 뽑으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정상을 오르긴 힘들어도 내려오긴 쉽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천안=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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