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에이스' 박철우(32·삼성화재)가 에이스의 품격을 한껏 뽐냈다.
무엇보다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4개, 후위 공격 5점을 기록하며 2011년 3월 16일 이후 무려 6년여 만에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동시에 개인통산 서브에이스 200개를 달성하며 환하게 웃었다.
경기 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그동안 철우가 부담을 느꼈는지 공격할 때 힘이 너무 들어갔었다"며 "점점 팀 플레이에 녹아드는 것 같다. 서브와 블로킹도 좋았고, 제 몫을 잘해주고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시즌 초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박철우는 다소 들쭉날쭉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2005시즌 이후 처음으로 40%대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주춤했다. 그 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스타에게는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저력이 있었다. 흔들림이 있었지만 결코 무너지지는 않았다. 베테랑의 힘이었다. 박철우는 동료들과 차근차근 호흡을 맞추며 조금씩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생각만큼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도 '파이팅'을 외치며 코트 분위기를 띄웠다.
'베테랑' 다운 페이스 조절 속에 결국 적응을 마친 박철우는 남은 시즌 삼성화재의 도약에 든든한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삼성화재는 8일 현재 한국전력(승점 37점), 우리카드(승점 34점) 등과 치열한 중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봄 배구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박철우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본인도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우리 팀워크가 정말 잘 맞는 느낌"이라며 "개인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팀 성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에이스의 품격을 선보인 박철우가 다음 경기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삼성화재의 올시즌 농사가 그의 어깨에 달렸다. 박철우는 오는 15일 치르는 우리카드전에 출격 대기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8일)
남자부
삼성화재(10승12패) 3-0 대한항공(14승7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