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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하겠습니다!"
GS칼텍스는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초등학생부터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배구클리닉을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의 코치들이 배구를 가르친다. 배구를 통해 활발한 지역 밀착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 선수가 함께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강소휘가 학생들 앞에 섰다. 자기 소개를 했다. 강소휘가 누구인지 잘 모르는 학생도 더러 있었지만 목소리만은 컸다.
"효도하겠습니다!" 청구초등학교의 인사 구호가 쩌렁쩌렁 울렸다.
첫 순서는 리시브. 두 손을 모아 공을 받아내는 기술이다. 강소휘가 공을 던져주면 아이들이 차례로 돌아가며 공을 받아냈다. 초반부터 삐그덕 거렸다. 아이들이 받아낸 공은 여기저기 튀어 나갔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강소휘에게 직격으로 공을 날리기도 했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지도가 필요한 상황. 하지만 아이들이나 강소휘 모두 아직은 어색함을 떨쳐버리지 못한 상황. 별다른 대화 없이 공만 오갔다. 사실 강소휘는 평소에도 말이 없기로 소문난 선수. 과연 수업은 잘 진행될 수 있을까.
침묵 속에 이어지던 리시브 수업. 드디어 강소휘가 입을 열었다. "팔을 쭉 뻗고 공을 정확히 맞춰." 아이들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장신의 프로 선수의 목소리가 적잖이 신기했던 모양. 강소휘의 지도를 받은 아이의 리시브가 한결 나아졌다. "좋아. 그렇게 해야지. 잘 했어."
강소휘의 칭찬에 아이들은 점점 신바람이 났다. 장난스럽게 임했던 아이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선생님' 강소휘의 목소리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서툴던 아이에 대한 1대1 지도도 서슴지 않았다. "두 손을 꽉 잡고 손목에 공을 정확하게 맞춘 다는 느낌으로 하는 거야. 자 다시 해봐." 배구공이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렸다. "와! 진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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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순서는 서브. 네트를 넘겨 반대 코트로 공을 보내도록 하는 수업이었다. 4학년 아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미션. 예상대로 아이들의 공은 쉽게 네트를 넘지 못했다. 방향도 들쭉날쭉 했다. 다시 강소휘가 나섰다. 이번에는 직접 시범을 보였다. "잘 봐. 공을 적당히 던지고 주먹 안쪽으로 맞춰서 치는 거야. " 공이 쏜살같이 날아갔다. "우와!" 아이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단 한 차례 시범을 보였을 뿐인데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아이들의 서브가 하나둘씩 네트를 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중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들도 있었다. 꼼꼼한 강소휘는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자, 다시 해봐." 성공할 때까지 이어진 밀착 지도에 결국 모두 미션 클리어. "거봐 너도 할 수 있잖아." 아이도 배시시 웃었다.
이제 조금씩 수업다운 수업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덧 약속한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진행된 사인과 포토 타임. 강소휘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이 끊이지 않았다. "남자 친구 있어요?", "키가 몇 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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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휘의 사인을 받은 전찬유(11)군은 "정말 재미있었다. 서브가 어려웠는데 소휘 누나가 가르쳐 준 대로 맞추니 네트를 넘어갔다"며 "소휘 누나보러 꼭 체육관에 가서 GS칼텍스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모에 반한 팬도 있었다. 이상윤(11)군은 "예쁜 소휘 누나가 또 와서 가르쳐주면 좋겠다. 사실 배구 잘 못하는데 누나가 가르쳐줘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선생님도 대만족이었다. 4학년 5반을 맡고 있는 박새롬 교사는 "프로선수가 온다고 하니 아이들이 많이 기대했다. 사실 배구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많았는데 역시 프로가 오니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더 열심히 했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