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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로마 남서부 트리고리아. 좁디좁은 왕복 2차선 도로에서 흙먼지를 날리며 구불구불 돌아가는 길의 끝에 다다르자 붉은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AS로마'라는 간판이 선명했다.
훈련 시간 내내 황 감독의 눈과 손은 쉴 틈이 없었다. K리그 사령탑 시절 애용했던 펜과 수첩이 빠지지 않았다. 때때로 테블릿북을 통해 메모를 하는 등 시종일관 훈련장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황 감독은 "사실 훈련이야 한국이나 유럽이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 이들의 훈련을 그대로 답습한다고 해서 성과가 나는 것도 아니다"며 "다만 경기를 준비하고 실제 그라운드에서 풀어내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되도록 많이 보고 들으려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앞서 독일에서 한 달 간 머물던 시절과 현재 이탈리아에서 보는 축구는 또 다르더라"며 "속이 쓰린 상황임에도 클럽에서 신경을 써주는 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훈련이 끝날 무렵 로마 구단 관계자가 구단명이 적힌 봉투를 건넸다. 21일과 25일 홈구장 올림피코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토리노, 나폴리와의 세리에A 2연전 입장권에는 각각 'Hwang Sun-hong'이라는 황 감독의 영문명과 'VIP' 표시가 선명했다. 자존심 세기로 유명한 이탈리아 축구계지만 황 감독에 대한 예우 만큼은 특급 그 이상이었다.
트리고리아(이탈리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