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끝났다. 수원FC는 벌써부터 K리그 클래식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5일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을 제압하고 기적 같은 승격 드라마를 쓴 수원FC 선수단은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잘했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회식, 축승연에 여기저기 초청행사가 몰려들었다. '주연' 조덕제 감독은 연예인 못지 않은 스케줄을 소화했다.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승격이 확정된 후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
달콤한 축제는 딱 열흘만이었다. 조 감독은 선수단을 바로 소집했다. 재계약이 불투명한 선수들을 제외한 15명의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새롭게 가세한 4명의 신인선수들이 포함됐다. 15일부터 훈련이 시작됐다. 가벼운 패싱훈련과 미니게임이 이어졌다. 강도가 높진 않았지만 새롭게 정신 무장을 하기에는 충분했다. 조 감독은 매년 긴 휴식 없이 일찌감치 선수단을 소집해왔다. 이번에도 예외가 없었다. 플레이오프를 치르느라 지친 선수들을 위해 장기 휴가를 줄법도 했지만, 여지없이 이른 훈련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한가지 목적이 더 포함됐다. 구름 위에서 벗어나 클래식에서 살아남기 위한 정신무장을 준비시키기 위해서다. 조 감독은 "가급적이면 올 시즌까지 팀을 지켜준 선수들을 끌고 가려고 한다. 클래식에서 뛰는 선수들에 비해 모든 것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이들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독한 마음가짐과 철저한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바쁜 와중에도 선수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카우트가 없는만큼 조 감독은 비디오를 통해 영입 선수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국내외 선수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자파가 빠진 최전방 공격진과 섀도 스트라이커, 중앙 미드필더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행여나 분석에 영향을 받을까봐 행사에 가도 술은 입에 대지 않고 있다. 조 감독은 이름값 보다는 팀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고, 열정이 넘치는 선수들로 물색 중이다.
수원FC는 23일까지 훈련을 하고 1월4일까지 휴식기를 갖는다. 다시 일주일간 휴식을 한 후 1월11일부터 제주 전훈을 시작한다. 클래식에 승격한만큼 해외전훈도 고려해볼 법 했지만 조 감독은 제주행을 고집했다. 그는 "굳이 외국에 나갈 필요가 있나 싶다. 연습시합도 충분히 할 수 있고, 차라리 외국에 나가 쓸 돈을 아껴서 선수를 데려오는게 더 낫다"고 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