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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개혁파'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FIFA 명예부회장은 꿈을 펴지 못했다.
정 회장과 대립한 제프 블래터 회장과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도 철퇴를 맞았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의혹에 윤리위의 칼은 얼마전까지 한솥밥을 먹은 '제 식구'에게 향했다. 일종의 '팽'이었다. 윤리위는 21일(이하 한국시각) 2011년 블래터 회장이 플라티니 회장에게 FIFA 자금 200만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지급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8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블래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FIFA 윤리위의 결정에 맞서겠다고 했다. CAS 제소는 기본이고, 법적 싸움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가 밝지 않다. 플라티니 회장의 경우 90일 임시 징계를 받았을 때만 해도 FIFA 회장 선거 출마 가능성이 열려있는 듯 했다. 그는 차기 회장 1순위로 꼽힐 정도로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징계로 '축구 대권' 꿈도 허공으로 날아갔다.
알리 왕자는 지난 5월 FIFA 회장 선거에서 블래터 회장과 한 차례 격돌한 바 있다. 그는 블래터 회장과의 대결에서 1차 투표에서 73대133으로 패한 뒤 기권했다. 하지만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또 다르다. 알리 왕자는 당시 '반 블래터 진영'의 단일후보였다.
현재는 셰이클 살만 회장이 유력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FIFA 회장은 209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이 최다인 54표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UEFA와 AFC의 회원국이 각각 53표와 46표를 행사한다. 북중미카리브해연맹(CONCACAF)은 35표,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은 11표,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10표를 갖고 있다. 셰이크 살만 회장은 AFC 회장이라는 프리미엄이 있다. 퇴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블래터 회장, 플라티니 회장과도 관계가 나쁘지 않다. 셰이크 살만 회장은 5월 FIFA 회장 선거에선 블래터 회장, 사임을 발표한 7월에는 플라티니 회장을 공개 지지했다.
인판티노 사무총장도 UEFA를 앞세워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플라티니의 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표가 분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샹파뉴 국장과 세콸레 위원의 경우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FIFA가 격동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권력의 물결도 요동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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