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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경기 이틀 전 라오스 도착 이유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11-03 08:21



원정 A매치는 3~4일 전 현지 도착이 대부분이다.

생소한 현지 환경 적응과 컨디션 조절이 이유다. 길지 않은 국내 이동과 달리 해외 원정은 피로도를 높인다. 이런 가운데 생소한 기후와 환경까지 겹친다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정에 '민감한' 몇몇 팀들은 기존 일정보다 훨씬 앞당겨 일찌감치 현지에 도착, 준비를 하기도 한다. 원정팀의 숙식 경비는 홈 앤드 어웨이 경기이거나 초청 평가전일 경우 홈팀이 담당한다. 하지만 기존 일정에 비해 늘어난 일정은 원정팀이 알아서 처리를 해야 한다.

17일(한국시각) 안방에서 슈틸리케호를 상대할 라오스는 부담이 확 줄었다. 슈틸리케호가 원정 일정을 줄였기 때문이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미얀마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5차전을 가진 뒤 15일 라오스전이 펼쳐질 비엔티안으로 이동한다. 6시간 가량인 비엔티안까지의 이동시간과 경기 일정을 고려하면 슈틸리케호의 라오스전 현지 훈련일은 경기 하루 전인 16일 공식훈련 한 차례뿐이다. 아침 기온 22도, 낮 최고 33도인 라오스의 11월 기후는 늦가을인 한국과 천지차이다. 이럼에도 슈틸리케 감독이 일정을 늦춘 이유는 무엇일까.

라오스 현지 사정이 발목을 잡았다. 이재철 A대표팀 미디어담당관은 "라오스축구협회 측에서 우리에게 인조잔디 훈련장 외에는 제공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천연잔디를 갖춘 훈련장이 없다고 하더라"며 "인조잔디 훈련이 자칫 부상을 불러올 수도 있고 선수들의 컨디션 및 경기력 조절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 하에 부득이 원정 일정을 늦추게 됐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79위(한국 53위)인 라오스는 아시아에서도 최하위권에 속하는 국가다. 빈약한 경제사정까지 더해져 축구 인프라 구축도 늦어지고 있다. 잉글랜드 출신인 스티브 다비 라오스 감독은 지난 9월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첫 맞대결(한국 8대0승)을 마치고 "한국 선수들은 모두 포뮬러1 자동차 같았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축구 이전에 직장에 돌아가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슈틸리케호의 원정 준비를 들여다 보면 라오스 축구계의 푸념이 괜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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