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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장신(2m1) 센터 하경민(33)이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하경민은 지난 4월 수술을 택했다. 이후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는 하경민에게 "격렬한 운동을 하면 좋지 않다"고 얘기했다. 하경민에게도,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에게도 선택의 시간이 찾아왔다. 신 감독은 장고를 거듭했다. 하경민은 팀 내 주전 센터 자원이었다. 지난 시즌에도 블로킹 8위(세트당 평균 0.559개)와 속공 9위(54.78%)에 오를 정도로 한국전력의 다양한 공격 패턴을 가능케 한 V리그 수준급 센터였다. 그러나 신 감독은 선수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판단, 하경민에게 휴식을 권했다. 하경민도 신 감독과의 면담 끝에 한국전력 유니폼을 벗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사실 하경민은 뛰고 싶었다. 그래서 은퇴 공시가 된 뒤 자신의 신분에 대해 한국배구연맹에 문의도 했었다. 자신을 원하던 복수의 팀도 있었다. 그러나 하경민의 수술 경력을 알게 된 팀들은 영입전에서 발을 뺐다. 결국 하경민은 11년간 정든 코트를 떠나게 됐다.
그러나 2010~2010시즌을 앞두고 한 차례 아픔을 겪었다. 신인 드래프트 거부 파동을 일으킨 문성민에 대한 지명권 트레이드에 포함돼 한국전력의 전신인 KEPCO로 둥지를 옮겼다. 현대캐피탈 프랜차이즈 스타의 꿈이 날아가 버렸다.
하위권을 맴돌던 한국전력을 홀로 이끌던 하경민은 2012~2013시즌 대한항공으로 1년간 임대돼 뛰었다. 이후 한국전력으로 복귀한 하경민은 신 감독이 믿고 쓰는 '믿을맨'이었다. 지난 시즌 부활 찬가를 울렸다.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한국전력이 사상 첫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데 힘을 보탰다. 지난해에는 V리그 남자 블로킹 500개 기준기록상도 수상했다.
아직 하경민의 배구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 선수로 코트를 누빌 수 없다는 것 뿐이지 심판과 지도자로 변신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하경민의 시계는 다시 흐르고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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