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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렐라' 이정협, '깜짝' 아닌 '꾸준함' 증명할 차례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3-27 06:59



'군데렐라' 이정협(상주)의 거침없는 질주가 이번에도 이어질까. 이정협의 우즈베키스탄전 선발 출전이 사실상 확정됐다. 포지션 경쟁자인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발목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동원이 (우즈벡전을) 벤치에서 시작할 것이다. 뉴질랜드전(31일)에 맞춰 100% 몸상태로 나설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변이 없다면 이정협은 우즈벡전에서 A매치 국내 첫 경기를 치르게 된다.

4~5개월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그림이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이전까지 이정협은 축구팬들도 잘 모르는 상주의 백업 공격수였다. 슈틸리케 감독을 만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의 부상으로 새로운 타깃형 공격수를 찾아야 했고 고심 끝에 이정협을 낙점했다. 상주 경기를 직·간접적으로 5차례 지켜보고 내린 결정이었다. 이정협은 아시안컵에서 2골을 넣으며 슈틸리케호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도박은 성공했고 이정협은 인생 역전을 이뤄냈다. 해피엔딩이었다.

이정협은 3월 A매치 명단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도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이 강하게 작용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소속팀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선수에게 대표팀 선발 기회를 부여한다. 최근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고 있는 지동원과 김보경(위건)이 이번 대표팀 명단에 포함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정협은 예외였다. K리그 챌린지 개막 이전인 17일에 대표팀 명단이 발표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 시즌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이정협의 발탁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이정협이 보은포를 터트렸다. K리그 챌린지 개막전에서 결승 헤딩골을 넣으며 슈틸리케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여전히 주사위는 이정협이 쥐고 있다. 호주아시안컵에서 운명처럼 찾아온 기회를 낚아챈 것이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할 차례다. 도약을 꿈꾼다. 대표팀 '붙박이' 공격수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다. 이정협이 우즈벡전에서 존재감을 증명한다면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반면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다면 그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이 시작되는 6월에는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 이동국과 김신욱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해 정상 컨디션을 되찾을 수 있다. 이정협이 이동국 김신욱과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아시안컵과 같은 활약이 필요하다. 슈틸리케 감독도 큰 기대를 드러냈다. "이정협은 국내에서 한 경기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뛴 적이 없다. 우즈벡전이 이정협에게 특별한 날이 될 것이다. 이정협에게 특별히 주문한 것은 없다.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모습을 우즈벡전에서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반짝'이 아닌 '꾸준함'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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