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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스타' 문성민이 걸레를 잡은 이유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4-08-20 08:45


현대캐피탈 '에이스' 문성민이 중국 상해에서 진행중인 전지훈련에서 코트에 떨어진 땀을 닦기 위해 걸레를 들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캐피탈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문성민(29)은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다. 팀에선 당연히 '에이스'.

그런데 현대캐피탈의 중국 상해 전지훈련 첫 날, 문성민은 배구공이 아닌 '걸레'를 잡았다. 일명 '맙보이(Mop Boy)'가 된 것이다. 동료들이 훈련을 하는 동안 코트에 땀이 떨어지면 쏜살같이 달려가 빠른 손놀림으로 땀을 닦았다. 영락없는 후보 선수였다. 싫은 내색은 없었다. 오히려 진지한 표정으로 코트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지금 문성민은 기다림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긋지긋한 무릎 부상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피나는 노력중이다. 이 싸움에서 이겨야만 자신이 그토록 원하는 V-리그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성민은 지난해 6월 대표팀 소속으로 월드리그 일본전에 출전했다가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수술대에 올랐고, 재활에 집중했다. 예상보다 일찍 코트로 돌아왔다.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부상으로 빠진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를 대신해 '에이스'로서 맹활약했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고, 문성민의 부상은 재발하고 말았다. 이번엔 수술했던 왼쪽 무릎 안쪽 부분이 아닌 바깥쪽에 피로 골절이 찾아왔다.

문성민은 "수술까지는 아니지만 약물 치료와 재활 치료를 병행했다. 지난 10일 MRI를 찍었는데 조금씩 훈련을 하라는 소견이 나와 전지훈련을 따라오게 됐다"며 "훈련에 직접 참가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코트에 떨어진 땀을 닦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시즌 아쉬움이 크고 느낀 게 많다. 몸을 잘 만들어서 1라운드부터 팀에 도움이 되는 게 현재 목표"라고 했다.

문성민은 일찌감치 팀 숙소가 있는 천안으로 와 휴식, 치료, 재활 프로그램으로 몸을 만들어 왔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을 앞두고 문성민의 합류를 놓고 고민했다. 최종적으로 문성민을 데리고 중국으로 왔다. 이에 김 감독은 "천안에 남아 재활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선수단 분위기를 함께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문성민이 팀과 함께 하는다는 것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올시즌은 서두르지 않겠다. 문성민이 충분히 몸을 만들었다고 판단될때 V-리그에 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19일 중국 상해에 도착해 전지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V-리그 '라이벌'인 삼성화재를 비롯해 중국 상해남자배구단, 절강성남자배구단 등 4개 팀과 함께 교류전을 펼치는 등 실전 경험을 쌓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상해(중국)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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