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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관 감독 "올시즌 50점, 과감한 변화 주목"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3-27 07:42


러시앤캐시와 LIG 손해보험의 2013-2014 프로배구 경기가 16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렸다. LIG 문용관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안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1.16/

변화를 꿈꿨다.

문용관 LIG손해보험 감독(53)은 올시즌 새로운 팀 문화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다. 문 감독은 "선수들에게 '잘한 것만 생각하지 말고, 못한 것을 생각해보라'고 자주 강조했다. 같은 범실이 나오는 것은 자기에게 관대하기 때문이다. 진정 훌륭한 선수는 범실을 고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남탓을 줄이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다른 팀과 비교하지 말고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기존에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바꾸고, 소속감과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한시즌이 흘렀다. 그가 시도한 변화는 어느 수준에 도달했을까. 분명 달라지긴 했다. 그러나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시간이 더 필요함을 느꼈다. 문 감독도 인정했다. "이전보다 이번 시즌 조직력이 나아지긴 했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역전하는 모습이 달라졌다. 그러나 안착하지 못했다. 100점 만점에 50점밖에 줄 수 없다."

2013~2014시즌, LIG손보는 12승18패(승점 37)를 기록, 남자부 7개 팀 중 5위에 머물렀다. 뚜껑을 열기 전 기대감은 높았다. V-리그 최장신(2m12) 라이트 공격수 에드가(호주)를 영입했다. 사령탑 교체로 분위기를 바꾸었다. 그러나 여덟 시즌 만에 노리던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다양한 문제점이 고비마다 발목을 잡았다. 세터 부재와 수비력 약화가 화두였다. 문 감독은 시즌 초반 이효동의 부상으로 프로 3년차 권준형을 주전 세터로 낙점했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문 감독은 "세터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영입 이전에 선수들의 성장을 도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비력 부문에선 이경수의 백업자원 부재가 아쉬웠다. 문 감독은 "김요한의 리시브는 약간 좋아졌다. 그러나 이경수의 활약도가 떨어지면서 대체할 만한 자원들이 없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레프트 자원의 육성이 내년시즌을 위한 과제"라고 했다.

평소 예민한 편인 문 감독은 성적에 대한 극도의 스트레스로 불면의 밤을 보낸 날이 많았다. 문 감독을 가장 괴롭혔던 스트레스는 '자체 범실'이었다. "승부를 결정해줘야 할 상황에서 나온 범실들이 힘들게 했다. 피드백과 훈련을 통해 범실을 줄이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또 강팀에 강했지만, 약팀에 약했던 모습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었다. 문 감독은 "경기력의 기복이 심했다. 올시즌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시즌으로 예상했지만 그나마 전력이 약한 팀을 압도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공격수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 대해서도 불만이었다. 문 감독은 "외국인선수의 점유율이 50% 이상이 돼 국내 선수들의 역할에 의구심이 들었다. 국내 선수들은 후위에서 지원자 역할만 했다. 자신들의 기량을 펼치지 못한 것도 부진의 원인"이라고 했다.

모든 문제점이 파악됐다. 이젠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간이다. 변화에 1년이란 시간을 내준 구단과 포스트시즌에 목마른 팬들은 문 감독의 도전이 결실을 맺길 기대하고 있다. 문 감독은 "팀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트레이드를 시도할 생각이다. 어느 포지션을 할 것인가는 아직 고민"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모든 이들이 변화를 원하고 있다. 분명 내년은 더 어려운 시즌이 될 것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과감한 변화는 계속된다. '하면 된다'라는 자신의 모교(대천고)의 교훈을 되새기면서 말이다. 문 감독은 "대천고의 교훈이 '하면 된다'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구성원들은 '되면 한다'는 흐름이었다. 결국 부단한 노력을 통해 '하면 된다'는 것을 코트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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