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 너머로 한숨 소리가 들렸다.
다음날인 11일 박철우는 수술대에 올랐다. 골절되는 과정에서 인대와 동맥이 함께 끊어졌기 때문이다. 중상이었다. 삼성화재는 "박철우가 왼 새끼손가락 인대를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며 "길게는 6주간 경기를 뛰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신 감독은 전화통화에서 "어째 좀 잘 된다 했어"라며 헛 웃음을 지었다. 박철우는 예년과 달리 올시즌엔 초반부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경기중엔 외국인 선수 레오와 함께 쌍포를 가동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코트 밖에선 주장 고희진과 함께 팀워크를 다잡는 역할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화재는 박철우의 공백이 클 수 밖에 없다.
신 감독은 "다른 대안이 없다. 현재 틀이 잡혀 있는 상황에서 레오를 라이트로 돌리는 것도 무리"라면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김명진을 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1라운드를 1위로 마친 이래 줄곧 순위표 맨 위에 올라 있는 삼성화재가 박철우의 복귀까지 얼마만큼 버텨낼지가 남자 배구판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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