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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는 애정이 있기에 가능하다.
대한항공은 13일 LIG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꺾고 파죽의 3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승리에도 김 감독의 눈에 비친 황동일의 경기력은 영 만족스럽지 못했다. 김 감독은 "동일이의 경기력이 조금 올라오긴 했다. 현대캐피탈전에는 50점, LIG손보전에는 60점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쓴소리를 내뱉었다. 김 감독은 "동일이는 이기고 있을 때 상대를 확실하게 이겨줘야 하는데 스스로 장난을 친다. 안해야 하는 플레이를 하는 것은 본인 스스로 고쳐야 될 부분"이고 설명했다. 이날 김 감독은 황동일에게 세트플레이를 강력하게 주문했다. 훈련에서 선수들과 호흡한대로 실전에 적용시키라는 의미였다. 감독의 메시지를 코트에서 발휘하기 위해선 세터는 누구보다 냉철해야 한다. 그러나 황동일은 흥분해 있었다. 김 감독은 "훈련대로 하지 않으면 공격수는 준비를 할 수 없다. 동일이가 아직도 배구를 혼자서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김 감독의 모든 쓴소리는 황동일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그는 "경기를 쉽게 차고 나갈 수 있는 흐름에서 경기 운영을 잘 못해 어렵게 풀린 것 같다.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인정했다.
무한 자신감은 항상 넘쳐 흐른다. '독'이 될 때도 있지만, 황동일의 최고의 무기다. 그는 "시즌 초반 부담감이 있었는데 이젠 자신감으로 승화된 것 같다"며 "'이제는 부담감을 즐겨야 할 때가 아닌가'란 생각을 해본다. 자신감있는 플레이로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시너지 효과는 군 입대한 레프트 김학민의 공백을 메운 신영수와의 찰떡 호흡에서 나타나고 있다. 김 감독은 "학민이와 (한)선수가 빠졌지만 분명 차이가 있다. 학민이는 선수와 잘맞는다. (신)영수는 동일이와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에게 황동일은 '미워할 수 없는 애제자'다. 김 감독은 "동일이는 배구를 하면서 더 좋아질 것"이라며 제자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