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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의 명품 세터' 김사니(32)의 유쾌한 도전이 시작된다.
지난시즌이 끝나자마자 로코모티브가 김사니 영입에 뛰어들었다. 로코모티브는 'FA 최대어'로 꼽힌 김사니와 양효진(현대건설)의 동시 영입을 바랐다. 그러나 양효진은 잔류를 선택했다. 원소속구단인 현대건설과 재계약을 맺었다. 반면, 김사니는 흥국생명과 재계약하지 않으면서 유럽행에 대한 의지를 높였다. 결국 김사니는 14일 로코모티브와의 계약서에 사인했다.
로코모티브에선 김사니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한국보다 높은 기본급과 추가 인센티브, 현지적응을 위한 전담 통역, 주거, 항공편 등을 제공했다. 무엇보다 김사니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주전 경쟁력이었다. 로코모티브는 김사니의 주전 기용을 담보했다. 특히 더 큰 무대에서도 뛸 수 있었다. 로코모티브는 리그 4위를 차지해 2013~2014시즌 유럽배구연맹(CEV)컵에 참가한다. 상위권 팀들이 참가하는 챔피언스리그는 아니지만, 한 단계 아래 수준인 CEV컵도 유럽 무대를 처음 밟는 김사니에겐 꿈의 무대였다.
김사니의 유럽 진출은 큰 의미를 지닌다. 한국 여자배구는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아에서조차도 일본 선수들에게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유럽에선 대형 레프트와 라이트 공격수 영입을 선호한다. 이런 상황에서 세터로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는 것은 한국 여자배구의 텃밭을 다지는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유럽 여자배구 리그 수준은 터키, 아제르바이잔, 러시아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중동의 오일머니를 통해 세계 각국의 스타 선수들을 바쿠로 불러 모으고 있다. 최고의 리그라 불리던 이탈리아는 구단들의 연이은 해체와 스타급 선수들의 타국리그 진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