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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보다 더 높이 뛰는 다미, 러시앤캐시 '희망의 빛'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11-22 15:29


NH 농협 배구 V리그 수원 KEPCO와 아산 러시앤캐시의 경기가 1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펼쳐졌다. 다미가 공격을 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수원=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러시앤캐시의 외국인선수 바카레 다미(24)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났다. 한 살 때 영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영국 국적을 얻었다. 15살 때 농구 선수에서 배구 선수로 전향한 다미는 명석한 두뇌도 가졌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영국 셰필드 대학 치의예과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두고 있다. 다미의 꿈은 은퇴 뒤 치과의사가 되는 것이다.

다미는 지난 2010시즌부터 벨기에 1부리그 PUURS VOLLEY에서 활약했다. 2008년부터 영국 국가대표로 활동 중이다. 런던올림픽에도 출전한 경험이 있다. 또 2013년 유러피언챔피언십 2라운드에서는 37개국 참가 선수 가운데 득점 6위에 오른 수준급 라이트 공격수다.

다미는 이미 영국에서 유명인사다. 흑인 특유의 점프력으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1m60이 넘는 성인 여성의 키만큼 쌓아올린 매트리스를 도움닫기 이후 껑충 뛰어올라 매트리스 위에 선 영상이 유투브에 공개돼 화제가 됐다. 다미의 실제 스파이크 리치는 3m66이다. 1m97의 키를 감안하면 공중으로 1m69를 솟아 오르는 셈이다. 삼성화재 레오보다 신장이 10㎝ 작지만, 스파이크 리치는 5㎝가 더 높다.

다미는 수동적이지 않다. 능동적으로 한국 문화 적응에 나선다. 지난 추석 때 혼자 지하철을 타고 홍익대 앞과 인사동을 다녀왔단다. 또 젓가락질 연습과 매운 음식 소화에 대해 노력 중이다. 팀 융화에도 신경쓰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다미는 영국 출신 답게 '신사'다. 동양 문화의 예의범절까지 꽤 뚫고 있을 정도다. 한국배구연맹의 남윤환 경기지원팀 과장은 "다미가 한국 입국 이후 인천 송도에서 불고기를 사줬는데 먹지 않고 있다 김호철 러시앤캐시 감독이 오자 숟가락을 들었다. '영국 신사'답게 매너가 참 좋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경제관념도 뚜렷한 다미다. 자신의 수입은 흥청망청 낭비하지 않는다. 저축이 몸에 베어 있단다.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장남인 다미는 2명의 남동생들의 용돈을 꼬박꼬박 챙겨준단다.

다미는 2012~2013시즌 NH농협 V-리그 1라운드에서 팀의 전패를 막지 못했다. 홀로 역부족이었다. 다미는 5경기에서 89득점을 올렸다. 46.07%의 공격 성공률을 보였다. 팀이 부진한 탓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19만달러(약 2억원)의 연봉 대비 활약은 러시앤캐시의 '희망의 빛'이다. 세터 송병일과의 호흡과 안준찬 최홍석 김명길 조 민 등 레프트 공격수의 지원만 받는다면 다미의 잠재력이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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