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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보러 오셨슈? 여기 배구단 생기니까 사람들이 다 좋아해유."
윈-윈 효과였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러시앤캐시는 경기장이 필요했다. 당초 홈으로 쓰고 있던 서울 장충체육관이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러시앤캐시를 관리하고 있는 한국배구연맹(KOVO)은 각 도시를 돌며 유치 의사를 타진했다. 손사래를 치는 곳이 많았다. 난감했다. 이 때 아산시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산시는 지역을 홍보할 것에 목말라 있었다. 지역을 홍보할 것이라고는 온양온천과 충무공 이순신의 숨결이 묻어있는 현충사밖에 없었다. 새로운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여기에 대기업의 공장들이 인근에 들어섰다. 젊은이들이 많이 유입됐다. 마땅히 즐길 거리가 없었다. 때마침 아산이순신체육관이 7월 개관했다. 체육관을 놀릴 수는 없었다. 적극적으로 나섰다. 당근을 제시했다. 유치비로 5억원을 내놓았다. 체육관 대관료도 받지 않았다. 훈련도 체육관에서 할 수 있게 했다. 체육관 내 웨이트 트레이닝장도 선수단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아산시의 적극 공세에 KOVO의 마음도 동했다. 러시앤캐시는 아산에 둥지를 틀었다.
선수단에게 사랑도 듬뿔 쏟고 있다. 식당에서는 공기밥에 꾹꾹 눌러 주는 것은 기본이다. 체력 운동을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장에 나오면 콘서트장을 방불케한다. 운동하던 시민들은 선수들 주위로 몰려든다. 특히 외국인 선수 다미는 최고의 인기다. 운동을 하러 온 시민들은 다미를 붙잡고 말을 걸거나 기념 사진을 찍는다. 엄지를 치켜세운다. 선수들도 즐거워한다. 김호철 러시앤캐시 감독은 "시민들의 성원 덕분에 선수들도 배구할 맛이 난다며 기뻐한다"고 밝혔다.
아산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러시앤캐시는 이날 최강 삼성화재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0대3(27-29, 21-25, 25-27)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1세트와 3세트에서는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한편,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IBK기업은행이 KGC인삼공사를 3대1(25-21, 22-25, 25-17, 25-14)로 눌렀다.
아산=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2012~2013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21일)
삼성화재(5승) 3-0 러시앤캐시(5패)
IBK기업은행(4승1패) 3-1 KGC인삼공사(1승4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