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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개막전서 베일 벗은 레오·러시앤캐시 들여다보니…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11-04 17:36


개막을 앞둔 프로배구. 올시즌 가빈의 빈자리를 책임질 삼성화재 새로운 용병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가 신치용 감독과 포즈를 취했다. 용인=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V-리그 개막 전 베일에 쌓인 두 가지가 있었다. 삼성화재의 새 외국인공격수 레오의 기량과 러시앤캐시의 전력이었다. '과연 레오가 역대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평가받은 가빈의 공백을 얼마나 메워줄 수 있을까', '국내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은 김호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러시앤캐시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였다. 궁금증은 2012~2013시즌 NH농협 V-리그의 문이 열린 3~4일 풀렸다.

3일 KEPCO전에 첫 선을 보인 레오는 대박 조짐을 보였다. 무려 51득점을 폭발시켰다. 공격 성공률은 무려 71.43%에 달했다. 혼자 공격의 61.95%를 책임졌다. 레안드로-안젤코-가빈으로 이어진 삼성화재의 '괴물 외국인선수 계보'를 잇기에 손색없는 기량을 발휘했다. V-리그 데뷔전만 따지면, 단연 독보인다. 레안드로는 2006~2007시즌 첫 경기에서 49득점을 기록했다. 다음시즌 안젤코는 19득점에 그쳤다. 2009~2010시즌 가빈은 현대캐피탈과의 첫 경기에서 43득점을 올렸다. 공격력만 놓고 보면 레오가 역대 괴물들을 뛰어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m6의 큰 키를 보유한 레오는 가빈과 같은 파워형 공격수가 아니다. 78㎏이었던 몸무게를 84㎏로 불렸지만, 파워는 여전히 보완해야 할 숙제다. 대신 남미 특유의 유연성이 좋다. 또 스파이크 최고 타점이 3m65, 블로킹 높이가 3m40에 달한다. 상대 블로커 위에서 공격을 하는 모습은 가빈과 비슷하지만, 후위공격은 훨씬 위력적이었다. 활처럼 휘면서 상대 코트를 이곳저곳 공략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레오의 특급 활약에 놀란 눈치다. 신 감독은 "가빈의 이름때문에 가려져 있는 부분이 있다. 레오는 레오만의 장점이 있다. 공처리 능력이나 배구의 이해도는 가빈이 처음 왔을 때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날 한 경기만으로 레오를 평가할 수는 없다. 시즌 중반이 되면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기대치는 채워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기는 궁금증은 '레오가 가빈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이다. 신 감독은 "다른 팀에서 눈길을 주지 않았던 가빈의 가능성을 보고 선택했을 때처럼 레오도 마찬가지다. 가빈 이상으로 클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4일 오후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2012-1213 V리그 대한항공과 러시앤캐시의 경기가 열렸다. 1세트 러시앤캐시 김호철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다.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2.11.04.
4일에는 러시앤캐시의 베일이 벗겨졌다. 김 감독의 반전 효과는 곧바로 나타나는 듯했다. 다채로운 용병술이 대한항공을 괴롭혔다. 지난시즌 신인왕 최홍석보다 프로 4년차 안준찬에게 선발 기회를 부여했다. 새 외국인선수 다미의 가세도 전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1세트를 빼앗았다. 그러나 한계에 부딪쳤다. 득점 이후 곧바로 범실이 이어지는 나쁜 패턴은 털어내지 못했다. 김 감독은 부임한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았다. 김 감독의 배구가 녹아들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도 선수들은 심적으로 '힐링'이 된 모습이었다. 따뜻한 정을 가진 김 감독의 모습에 '소외감'과 '섭섭함'을 걷어냈다. 코트 안에서는 감독의 윽박지르는 모습이 없어졌다.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 부여성 코멘트가 흘러넘쳤다. 비록 역전패를 당했지만 실수를 범해도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워주고, 등을 두들겨주는 김 감독표 응원은 지난시즌 러시앤캐시 선수들에게 없었던 끈끈함을 불러일으켰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2~2013시즌 NH농협 V-리그(4일)

대한항공(1승) 3-1 러시앤캐시(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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