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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부임 중 14번 우승, 신치용 리더십의 비밀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4-13 09:35 | 최종수정 2012-04-13 09:35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2011-12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4차전이 1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펼쳐졌다. 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인천=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4.12/

17년동안 한 팀에 있었다. 그 가운데 리그 우승만 14번(실업리그 8회, V-리그 6회)이다. 코트 위의 제갈공명, 한국의 알렉스 퍼거슨 등 별명도 영광스럽다. 바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얘기다.

견줄 이가 별로 없다. 1982년부터 2000년까지 해태타이거스를 이끌었던 김응룡 감독 정도다. 김응룡 감독도 리그 우승은 9번에 그쳤다. 신 감독은 명실상부한 한국 프로스포츠 최고 감독이다. 성공의 이면에는 신 감독 특유의 리더십이 있다. 땀의 힘을 절대시한다. 선수단도 냉정하게 관리한다. 그러면서도 전술적인 준비를 잊지 않는다. 신 감독의 리더십을 살펴봤다.

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12일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열린 삼성화재의 축승회 현장. 취재진과 함께 한 박철우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동안의 고생이 머리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박철우는 "시즌을 치른 6개월보다 정규리그 끝나고 난 뒤 챔피언결정전 준비하던 2주가 더욱 힘들었다"고 했다. 신 감독은 2주간 '지옥훈련'을 시켰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신한불란(信汗不亂·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만큼 훈련을 강조한다. 몸이 지친 원정경기 다음날에도 반드시 혹독한 훈련을 시킨다. 지난시즌 경험이 컸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으면서 팀에 소홀했다. 돌아와보니 선수단이 말이 아니었다. 신 감독은 곧바로 강도높은 새벽 훈련을 지시했다. 그러자 팀이 달라졌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 머물던 순위를 천천히 끌어올려 정규리그를 3위로 마감한 뒤 포스트시즌에서 LIG손해보험, 현대캐피탈, 대한항공을 차례로 꺾고 정상에 섰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계속된 훈련으로 팀을 만들어갔다. 14번 우승의 비결은 끊임없는 훈련에 있었다.

필요없으면 나가

냉정하다. 피도 눈물도 없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그만큼 선수단 관리에서만큼은 철두철미하다. 기준을 정해놓고 충족시키지 못하는 선수는 과감하게 내친다. 개혁과 변화를 항상 강조한다. 특히 고참 선수들에게 한 층 더 냉정하다. 능력을 더 이상 보여주지 못하면 붙잡지도 않는다. 반면 능력있는 선수들은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잡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결심했던 석진욱의 마음을 돌린 것도 신 감독이었다.


고참 선수들은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찾는다. 올 시즌 석진욱 여오현 고희진 등이 맹활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석진욱과 여오현은 서브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고희진은 주장을 맡아 팀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다들 마음 속에 "내가 할 일이 없으면 바로 짐을 싸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고참들이 열심히 하니 후배들도 따라올 수 밖에 없다. 신치용표 선수단 관리의 핵심이다.

맞춤 전술은 나의 힘

챔피언결정전에 나선 삼성화재는 정규리그때와 달랐다. 자신들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서브리시브였다. 가빈과 박철우가 구멍이었다. 발빠르게 대책을 세웠다. '여오현 석진욱 시프트'였다.

대한항공이 서브를 때릴 때 가빈과 박철우는 뒤로 빠졌다. 이들의 공간은 여오현과 석진욱이 맡았다. 맡아야할 공간이 많아 부담되기는 했지만 이들이 서브리시브를 받는 것이 더욱 안정적이었다. 모두 신 감독의 머리 속에서 나온 전술이었다. 자신들의 약점을 인정하고 발빠르게 대책을 세웠다. 이 외에도 가빈과 박철우를 활용하는 세트 플레이라든지 속공 패턴 등 모두 신 감독이 코칭스태프와 함께 고안해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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