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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수(대한항공)는 다재다능하다. 세터의 기본인 토스워크는 날카롭다. 공격수들을 향한 볼의 속도가 빠르고 코스가 매끄럽다. 세터의 토스워크 능력 가늠자인 세트 부문에서 한선수는 세트당 평균 11.776개로 유광우(삼성화재, 12.300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미완의 한선수를 V-리그 최고 세터로 키워낸 것은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이었다. 2008~2009시즌 중반 신 감독은 대한항공의 세터 인스트럭터로 부임했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봤다. 현역시절 한국 최고의 세터였던 신 감독의 눈에 비친 한선수는 가능성과 에너지가 넘쳤다. 문제는 에너지를 분출하는 방식이었다. 자부심이 강한 한선수는 알아서 하는 스타일이었다. 잔소리를 들으면 경기력이 떨어졌다. 신 감독은 구체적 조언보다는 큰 물줄기만 잡아주었다.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
효과 만점이었다. 신 감독의 지도를 받은 한선수의 기량은 일취월장했다. 자신이 스스로 생각해내는 능력이 좋았다. 신 감독이 두루뭉술한 지시를 내려도 한선수는 직접 고민해 발전시켜나갔다. 기복은 줄여나갔다. 신 감독이 정식으로 지휘봉을 잡은 2009~2010시즌 이후로는 대한항공은 물론이고 V-리그 최정상급 세터로도 발돋움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부름을 받아 맹활약을 펼쳤다.
삼성화재는 가빈이 24점을 올렸지만 센터진이 부진하며 완패했다. 삼성화재는 남은 4경기에서 승점 6만 추가해야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
대전=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