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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올스타전 MVP 등극의 최대 조건은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1-04 11:32


수니아스가 쫄쫄이 유니폼을 입고 춤을 추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캐피탈

최근 V-리그 스타들은 댄스 삼매경에 푹 빠져있다. 시간만 나면 허리와 엉덩이를 돌려대며 가장 엣지있게 보이는 각을 연구한다.

배구 선수들이 춤에 빠진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올스타전 MVP를 거머쥐기 위해서다.

물론 MVP 등극의 첫 번째 조건은 기록이다. 코트 위에서 그 어느 선수보다도 많은 득점을 기록하며 유력 후보에 오를 수 있다. 여기에 우승팀에서 MVP가 나오는 것이 관례다.

이게 다가 아니다. 더 중요한 조건이 있다. 관중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쇼맨십, 즉 끼가 있어야 한다. 역대 MVP들은 하나같이 끼가 있는 선수들이었다. 팬들을 위해 자신을 마음껏 표현했다. 춤이나 세리머니 등 퍼포먼스가 화려할수록 관중들의 호응은 커진다. 물론 MVP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기자단의 표도 몰렸다.


가빈이 2010~2011시즌 올스타전에서 파란머리를 한 채 저질댄스를 추며 입장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최근 2시즌 동안 올스타전 MVP를 독식했던 가빈(삼성화재)이 대표적이다. 가빈은 2009~2010시즌에서 16점, 2010~2011시즌에서는 18점으로 최다득점했다. 기록보다 돋보인 것은 그의 세리머니였다. 지난해 2월 열렸던 2010~2011시즌 올스타전에서 가빈은 파란색으로 머리를 염색했다. 등장할 때부터 저질댄스(양 팔을 좌우로 쭉 펴고 골반을 앞뒤로 튕기는 춤)를 추며 분위기를 띄웠다. 공격이 성공하면 소리를 지르면서 관중들의 박수도 유도했다. 가빈은 올스타전 MVP 3연패를 노리고 있다. 여러가지 세리머니와 춤을 연구중이다.

가빈의 강력한 대항마는 현대캐피탈의 수니아스다. 평소 수니아스는 장난기가 넘친다. 훈련 시간 전후로 동료들과 장난을 치며 분위기를 띄운다. 시간만 나면 음악을 틀고 몸을 흔든다. 최근에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쫄쫄이 댄스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올스타전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토종 선수들도 지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박철우(삼성화재)가 가장 적극적이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이런저런 세리머니를 맞추어보고 있다. 올 시즌에는 개인 성적도 좋아져 마음의 부담도 덜었다. V-리그 최고 연봉인 2억5000만원을 받는만큼 팬서비스도 확실히 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 시즌 올스타전에서 세리머니상을 받은 신영석(드림식스)도 MVP를 노리고 있다. 신영석은 평소 경기에서도 활발한 세리머니로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 외에 최석기나 서재덕(이상 KEPCO) 최다득표를 차지한 한선수(대한항공) 리베로의 정석 여오현(삼성화재) 등도 MVP의 꿈을 꾸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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