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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m73. 중학교(벌교중) 3학년 이후 성장을 멈췄다. 초등학교(서귀포 토월중) 3학년 때 배구를 시작한 후 포지션에 구애를 받지 않았다. 공격 포지션인 라이트, 레프트까지 봤다. 그런데 고등학교(벌교제일고) 진학을 앞두고 더이상 공격수를 하기 어렵게 됐다. 더 배구를 하고 싶다면 리베로 밖에 자리가 없었다. 더이상 자라지 않는 키가 부용찬(22·LIG손해보험)의 발목을 잡았다. 부용찬은 배구를 포기하고 싶은 정도로 괴로웠지만 코트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지금 남자배구 LIG손해보험의 주전 리베로로 성장했다. 이경석 LIG손해보험 감독은 2011~2012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데려온 부용찬에게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다. 부용찬은 디그(서브 리시브를 뺀 나머지 리시브 전부) 중간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적인 리베로 여오현(삼성화재)이 2위다. 배구인들은 부용찬의 이름 앞에 '제2의 여오현' '포스트 여오현' 등의 수식어를 붙이기 시작했다. 그 정도로 부용찬의 수비력과 파이팅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나를 제2의 여오현이라고 하는 것은 듣기 부담스럽다"면서 "아직 여오현 선배님이랑 얘기를 해본 적이 없다. 꼭 만나서 얘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부용찬이 밝힌 리베로의 고통 중 하나는 공격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수비만 하다보면 상대 공격수가 때린 빠른 공에 얼굴 등 몸을 맞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용찬은 프로에 와서 한양대 1년 선배 박준범(KEPCO)이 때린 강타를 피하려다 얼굴을 맞았다. 박준범이 경기 끝나고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고 했다. 부용찬은 코트에서 되갚아주고 싶지만 공격할 수가 없다. 리베로의 애환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