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괴물' 위에 나는 '괴물' 가빈을 위한 무대는 준비되고 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11-06 18:56


삼성화재 용병 가빈 슈미트(왼쪽)가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전에서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대전=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로봇' 가빈 슈미트(25·삼성화재)는 6일 대한항공 용병 마틴 네메크(27)를 '몬스터'(괴물)라고 평가했다. 경기가 끝난 뒤 가빈은 "(마틴은) '몬스터'다. 서브, 공격 성공률 등 뭐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최고의 선수다"라고 극찬했다.

마틴은 올시즌 강력한 가빈의 대항마로 떠오르른 선수다. 벌써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득점 각 3개 이상)을 두차례나 달성했다. 특히 득점(190득점)과 서브 부문(세트당 평균 0.625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높은 타점에서 천천히 때리지만 순간 스파이크 속도가 빨라 상대 블로커들은 애를 먹는다.

그러나 가빈은 '괴물' 위에 나는 '괴물'이었다. 대한항공전에선 마틴(44득점)보다 적은 39득점을 기록했지만 마지막에 웃었다. 세트스코어 3대1 승리를 거뒀다. 특히 후위에서 14득점을 보태 V-리그 남자부 최초로 후위득점 800점(총 813점)을 돌파했다.

자신의 몸을 소중하게 여기는 용병과 다르게 약간의 부상은 아랑곳하지 않는 가빈이다. 그는 지난 2일 현대캐피탈전(3대0 승) 이후 오른 무릎에 이상을 느껴 진찰을 받았다. 팀 주치의는 건염(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것) 소견을 냈다. 여느 배구 선수들에게 나타나는 부상이다. 그런데 평소 훈련에 많이 참여하지 못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했다. 이날 세터 유광우의 토스 높이가 맞지 않는 장면이 종종 드러났다. 가빈은 "무릎을 다친 뒤 훈련에 참여를 못해 호흡에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36경기 중 4경기 밖에 하지 않았다. 차차 나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젠 '몰빵배구'에 초연해졌다. 이날 5세트에서 가빈의 공격 점유율은 무려 76.47%였다. 성공률은 69.23%달했다. 가빈은 "2년 동안 그래왔다. 지금은 예삿일이 됐다. 컨디션이 좋진 않았지만, 동료들이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고 했다. 가빈이 마틴과 다른 점은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이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도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신 감독은 "(마틴이) 가빈에게 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어려운 볼을 처리할 때 가빈이 한수 위다. 세명의 블로커를 놓고도 가빈은 위에서 때린다. 몰라서 못 막은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못 막는다"며 혀를 내둘렀다. 올시즌도 가빈의, 가빈에 의한, 가빈을 위한 무대가 차려지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같은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선 KEPCO가 드림식스를 3대1로 꺾었다. 여자부에선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가 각각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을 3대1, 3대2로 제압했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6일)

삼성화재 3-2 대한항공


KEPCO 3-1 드림식스

현대건설 3-1 GS칼텍스

KGC인삼공사 3-2 흥국생명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